[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수상한 가정부'에서 단연 돋보였던 건 '장도형'이자 '서지훈'이었던 배우 송종호였다. 그는 극중 박복녀(최지우 분)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발전해 그녀의 가족을 죽음으로 내몬 '악역'이다.
3일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와 만난 송종호에게는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섬뜩한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었다. 송종호는 "늘 작품이 끝나면 아쉬워요. 후회스럽기도 하고 다음이 기대되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주위에서 '복녀님'을 그만 괴롭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중간부터 투입돼 1회부터 봤는데 초반에는 '한국 정서와 정말 맞지 않는구나'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또, 복녀에게 집착하는 '서지훈'은 저도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에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내가 장도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며 접근했죠."
특히 '수상한 가정부'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극중 박복녀와 장도형이 불 속에 휩싸여 마지막으로 맞딱뜨린 장면이다.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곳은 유독 어두웠던 장도형과 잘 어울리기도 했다.
"극중 화재신은 촬영할 때 많이 힘들었어요. 불 속의 분위기 자체가 '장도형'과 잘 어울린 것 같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최지우 선배가 상대방에 대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많이 배웠어요. 이성재 형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것들이 귀감돼 힘든 촬영 현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들을 보면서 저 역시 다른 작품을 할 때 많이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극중 장도훈의 마지막은 박복녀의 가족을 죽음으로 내몬 죄로 교도소로 향하는 장면이었다.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일 수도 있었던 장면이다. 복녀에 대한 장도훈의 사랑이 끝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것인지 알 수 없기도 했다.
"작가님의 의도는 복녀의 복수를 하게 해준 것 같아요. 복녀의 가장 큰 복수는 장도형이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어요. 그저 장도형이 죽음을 맞이했다면 충분한 죗값이 안 된 것일 수도 있죠."
송종호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떠오른다. 당시 송종호는 극중 성시원(정은지 분)의 남편 후보이자 윤윤제(서인국)의 형인 윤태웅 역으로 분해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응답하라 1994'를 시청하고 있냐는 질문에 송종호는 "광팬이다"라고 대답했다.
"'응답하라' 작가님과 감독님이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코드를 잘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응답하라 1994'는 본방 사수할 때도 있고 재방송으로 또 볼 때도 있어요.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건 아무래도 '공감' 때문 아닐까요? 그 공감의 감정을 참 잘 건드려주는 것 같아요. 웃게 울게 하다가 또 어느 새 설레게 만들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 사랑을 받고 있다. 성나정(고아라 분)을 중심으로 삼각관계를 이룬 쓰레기(정우)와 칠봉이(유연석), 도희(조윤진)와 사랑에 빠진 삼천포(김성균), 해태(손호준)와 빙그레(산들) 등이 그 인물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분들이 좋아하는 '쓰레기' 역이 탐나요. '칠봉이'도 좋고, '삼천포'라는 캐릭터는 정말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하죠. '해태'도 좋고요."
송종호는 왠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가 어렵다. 송종호의 첫 인상은 차갑게 느껴지지만 실제 성격은 편안하다고 밝히며 자신은 '평화주의자'라고 전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아직 어렵다고.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많이 하고 싶지만 성격 자체가 예능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웃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거든요. 그간 출연을 했을 때도 '정말 힘들구나'라고 느끼곤 했어요. 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어디든 출연하고 싶어요."
길고 긴 배우의 시간을 보내온 송종호는 작품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역량을 따진다고 한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당분간 작품 계획은 없지만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기회가 온다면 바로 할 생각이에요. 작품을 하게 되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떤 역할이든, 그 역할이 크거나 작거나 하는 것은 상관 없어요."
어떤 역할이든 자신의 역량에 맞고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난다면 할 수 있다는 송종호는 진정 '연기'를 하기 위해 '연기자'가 된 배우였다. '수상한 가정부' 속 '장도형'보다 더 악랄한 인물일지, 혹은 '응답하라 1997'의 '윤태웅'처럼 다정다감한 인물일지. 그가 만나게 될 앞으로의 작품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송종호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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