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그 선수(아사다 마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지만 동기부여와 좋은 자극이 됐어요."
김연아(23)와 아사다 마오(23, 일본). 1990년 9월 같은 달에 태어난 두 명의 스케이터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선수가 됐다. 주니어 시절부터 치열하게 경쟁을 해온 이들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섰다. 가장 높은 곳에 김연아가 있었고 그 다음 높은 곳에 아사다가 섰다.
주니어 시절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이는 아사다였다. 일본에서 '피겨 천재'로 추켜세운 그는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자국민들을 열광시켰다. 2004-200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는 법. 김연아의 출연은 아사다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2005-2006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는 아사다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시니어 첫 시즌과 두 번째 시즌 고관절을 비롯한 각종 부상에 시달렸다. 두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큰 부상 없이 임한 첫 시즌인 2008-2009 시즌부터 김연아의 비상은 하늘을 찌른다.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로 세계선수권 첫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이듬해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싱글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은메달을 획득한 아사다와의 점수(205.50) 차는 무려 23.06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선수의 기량 차는 확연히 벌어진다. 라이벌이라 부르기 민망해질 정도였다. 김연아는 여자싱글의 압도적인 존재로 우뚝 선 반면 아사다는 기복이 심한 약점을 드러내며 곳곳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아사다는 자국에서 열린 그랑프리 NHK트로피에서 개인 최고 점수인 207.59점을 받았다. 그러나 아사다는 여전히 트리플 악셀 회전 부족과 두발 착지 그리고 트리플 러츠의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약하는 점프)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비교해 김연아는 지난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여자싱글 역대 2번째로 높은 점수인 218.3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는 김연아가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섰고 아사다는 도전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김연아는 과거 자신에게 동기부여와 자극을 준 아사다를 존중했다. 김연아는 "아사다나 나나 이번이 마지막 시즌인데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후회없이 마지막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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