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두산 김진욱 감독의 선택은 '순리대로'였다. 승부처에서 투수력을 아끼며 먼 곳을 내다봤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7로 졌다. 그동안 터지지 않던 삼성 타선은 1회부터 채태인의 홈런 포함 연속 5안타로 3득점에 성공했다.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하면서 쉽게 내줄 수도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두산의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최준석이 홈런 2방을 터트린 가운데 5회까지 5-5로 팽팽하게 맞섰다.
3차전 선발 투수이자 '조기 강판 해프닝'의 주인공이었던 유희관은 7회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27일 경기에서 52개라는 적은 투구수를 남긴 덕분에 향후 구원 등판이 예상됐던 상황. 동점에서 유희관을 내보내 삼성 타선을 막아내고 남은 3차례 공격에서 역전한다는 계산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마운드에 있던 정재훈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실패였다. 정재훈은 1사 2,3루에서 박한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앞서 주자를 내보낸 윤명준이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 선택을 김 감독의 패착으로 볼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대구에 가기 싫다"며 5차전에서 끝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승부수를 아끼면서 장기전을 준비했다. '전투는 졌지만 전쟁은 이기겠다'는 식이다.
삼성에 5차전을 내준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 있다. 5차전에서 투수 7명을 내보냈지만 '총력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대로 삼성은 경기가 접전으로 이어지면서 선발 요원인 릭 밴덴헐크를 투입하는 등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1패만 해도 우승을 내주게 되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이제 대구구장에서 6·7차전을 치른다. 원정경기지만 여전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5차전에서 유희관을 아낀 점이 남은 시리즈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두산 김진욱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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