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오는 2014년 1월, 고품격 정치사극의 귀환을 알린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가제)의 대본리딩 현장이 15일 공개됐다.
10월초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열린 전체 대본리딩은 이른바 '한 연기한다'는 배우들이 오랜만에 뭉쳐 훈훈한 인사가 릴레이로 펼쳐지며 설렘을 더한 가운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특히 연기파 배우 조재현(정도전 역) 뿐 아니라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하는 임동진(최영), 왕 전문 배우로 명성이 높은 임호(정몽주), 굵직한 무게감을 더하는 김진태, 안정된 연기력의 김승욱, 정호근, 이덕희 등 사극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에 더욱 그 기대감은 배가되며 모두들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리딩장소에는 KBS 이강현 드라마국장이 격려차 방문해 "KBS 대하사극은 '갑옷'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갑옷을 입으면 무겁고 덥고 힘들다. 하지만 장수에게 이 갑옷이 상징적이듯, 연기자들에게 KBS 대하드라마 출연이 '프라이드(Pride)'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 리얼사극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로 대하사극의 틀을 바꿔 다시한번 붐을 일으키자"라며 특히 이번 작품에 대한 높은 기대와 진심어린 당부를 전했다.
연출을 맡은 강병택PD는 "대하는 긴 마라톤 레이스이다. 그저 겨울에 한창 진행될 촬영에 대한 안전사고에 특히 주의를 당부한다. 물론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대하드라마의 위기'가 전환국면을 맞는 드라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라며 이미 연기로는 더 언급할 필요 없는 배우들의 조합이기에, 소소한 부탁보다는 굵직한 몇 마디로 신뢰를 표현했다.
연기파 배우들의 리딩은 숨막히는 탱탱한 긴장감 그 자체였다. 특히 타이틀롤로 1회부터 분량이 많은 조재현은 차분하게 대사를 처리했고, 오랜 리딩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정통 사극의 명장들답게 성우 못지않은 중량감 짙은 목소리의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 받을때면 당시 선비들이 격론을 펼치는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특히 이날 모인 배우들과 제작진은 정통 대하드라마의 귀환인 만큼 철저한 역사 공부를 병행하며 연기에 깊이를 더하기 위한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제작진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을 초청, 이번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동아시아 주변국과의 관계, 등장인물들의 사상적 토대에 대해 역사적 설명을 들으며 기본 지식을 두터이 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드라마 집필자인 정현민 작가와 강병택PD 뿐 아니라 이강현 드라마국장과 출연 배우들조차 이색적으로 기존 드라마에서는 없었던 1시간반 정도의 스페셜 역사 강좌를 경청하며 캐릭터 이해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좁은 회의실의 공기는 금새 후끈 달아올랐다. 더구나 배우들은 주로 맡은 배역이 처했던 역사적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열심히 소장님의 강의를 필기 하는 등 열의를 다하며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이번 주부터 본격 촬영에 돌입하는 '정도전'은 조재현, 유동근(이성계), 임동진, 박영규(이인임), 임호 등 내로라는 카리스마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폭풍 연기퍼레이드를 펼칠 KBS의 신년 최고 야심작 중 하나로, 정통 리얼 정치사극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의 오감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단순한 킹메이커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 신(新) 문명을 기획한 남자 정도전을 중심으로,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의 시기에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과 고려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담을 '정도전'은 오는 2014년 1월 첫 전파를 탄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정도전 ⓒ KBS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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