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추락하는 선덜랜드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 바로 중원에 설치된 '트윈타워' 때문이다.
선덜랜드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오브라이트에서 벌어진 '2013-20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여전히 리그에선 무승 사슬을 끊지 못했고 최하위까지 떨어진 순위 반등의 기회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희망이 제시됐다. 여전히 불안한 수비력에 비해 중원은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 중심엔 트윈타워가 있었다. 임대생 기성용이 오랜만에 복귀한 리 캐터몰과 만나 새로운 하모니를 연출해 캐빈 볼 코치와 새 사령탑이 유력한 거스 포옛 감독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선덜랜드는 중원에 기성용과 캐터몰을 기용했다. 처음으로 발을 맞춘 둘이었다. 이번 시즌, 스완지 시티로부터 기성용이 임대된 가운데 주전 자리를 잃은 캐터몰이 경기 결장 횟수가 늘어나면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캐터몰은 본래 선덜랜드 중원의 핵이었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매서운 중원장악력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미드필더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파울로 디 카니오 감독이 부임하면서 그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니오 감독은 캐터몰을 전력에서 배제한 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구성, 경기에 나섰다.
캐터몰의 공백은 실제 크게 작용했다. 이번 시즌 초반 선덜랜드는 중앙 미드필더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바스티안 라르손까지 중원에 기용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카니오 감독의 고집불통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원은 최근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기성용이 서서히 적응도를 끌어 올리는 가운데 캐터몰도 그라운드에 복귀해 다시 중심을 잡았다. 이번 리버풀전에선 둘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기성용이 캐터몰과 만나 날개를 단 모양새다. 캐터몰이 후방에서 중심을 잡아주자 기성용의 역할도 확실히 해졌다. 경기내내 둘은 유기적인 공수교대를 펼치며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기성용의 벼락 중거리포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기성용은 전반 중반부터 적극적인 공격 태세를 보였다. 그러던 후반 7분 아크 정면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이는 엠마누엘 자케리니의 만회골로 이어졌다.
향후 경기들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케빈 볼 코치가 캐터몰 중용에 대한 의중을 매경기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성용과의 '트윈 타워' 효과가 지속될 지도 기대된다. 리버풀을 상대로 패한 선덜랜드는 오는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사진=리 캐터몰, 기성용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