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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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서서히 '배우'에 다다르고 싶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09.27 23:59 / 기사수정 2013.09.28 00:06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이지훈(24)은 KBS2 드라마 '학교 2013',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본래 그의 꿈은 축구 선수였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즐겁게 축구를 했지만 작은 키와 넉넉지 못했던 가정환경, 그리고 부모님의 반대로 '모두가 반대하는 꿈'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고 연을 끊지 않았다. 2007년 한림대학교 체육학과에 입학한 이지훈은 1년을 다닌 뒤 입대했다.

"2008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입대했어요. 며칠 전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상황이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그런데 훈련소에 있는 동기들도 저와 같은 상황이라 위안이 됐습니다. 그래서 훈련소가 정신적 교감의 장이 됐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의 기동대(현 기동대)에서 자대 생활을 시작한 그는 "남자들은 흔히 자기가 있는 곳이 제일 힘들다 하잖아요. 저도 그랬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전투지휘검열 당시 탄피가 무릎에 박혀 슈퍼박테리아 증상에 감염됐을 때를 회상했다.  

"이등병 5개월째라 당시 긴장해서 몰랐는데 더 심했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에 직면할 뻔했어요. 수술을 받고 한 달 반 동안 병원에 있어야 했죠. 퇴원한 뒤 자대로 복귀했는데 무릎을 굽히지 못해 PX병으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총에 시달려야 했죠" (웃음)



군인 이지훈은 어느 날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라고 자문했고 수일을 궁리하던 끝에 '연기뿐이다'라고 자답했다. 군대에서 호감을 느끼게 된 연기였고 호기심에서 머무르지 않고, 점점 연기의 늪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호기심은 꿈으로 변해갔어요. 가족들의 반대는 거셌지만, 저는 축구를 포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마저 포기하고 싶지 않았죠. 축구 이후로 다음에 꾸게 되는 꿈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이후 군대에서 조금씩 연기 관련 책을 읽었고 이것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 말년 휴가를 나온 뒤 한 대학교의 연기 관련 학과 시험에 응시했다.

"3차 전형을 거쳐 합격자를 선정했는데, 2차까지 합격했어요. 그런데 어차피 휴가 복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3차는 보지 못했죠. 2차까지 합격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서 시험에 응했고, 이것을 계기로 전역하고 연기를 한 번 해봐야지 하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렇게 확신과 함께 꿈은 부풀어 올랐고 그는 학교에 복학한 뒤 체육 관련 전공 책보다 연기에 관한 책을 독파했다. 한 단계 성장을 위해 서울로 옮긴 이지훈은 아침엔 카페, 저녁엔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연기 학원에 다녔다.

"연기 학원을 3개월 다니며 기본기를 익혔어요. 이후 처음 알려주신 분에게 연기를 분석하는 방법을 3개월 동안 배웠죠"

이 와중에 이지훈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고 자기소개서를 쓰며 오디션 참가에 열을 올렸다. 홀로 영화 '전설의 주먹', '가문의 영광', '감기' 오디션을 봤고 동시에 소속사 찾기에 고군분투했다.

"당시 여러 소속사에 프로필을 제출했는데 다행히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와 다행이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현재 소속사는 마지막에 연락이 왔는데 '스타'보다 '배우'로 만들어 준다는 대표님의 말에 끌렸어요. 고민은 그렇게 해결됐죠"



둥지를 찾은 이지훈은 '학교'와 '최고다 이순신'이라는 실전 무대를 통해 배워나갔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인 MBC '라디오스타'와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은 인지도를 넓히기에 용이했다.

이지훈도 고개를 끄덕이며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하지만 나름의 고민이 있다. 난 연기가 좋아서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인데 이미지가 예능으로 굳어버릴 것 같은 조바심이 난다. '예능 샛별'보다 연기에 대한 수식어가 붙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지훈은 인터뷰 내내 연기와 관련한 주제에 대해서 진지하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스스로 신출내기 배우라고 평한 그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화건 드라마건 단역부터 시작하고 싶었어요. 첫 출발이었던 '학교'에서 단역을 맡아 좋았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죠. 점진적으로 나아가 그 시간이 쌓여서 나의 5년 뒤, 30대 모습이 어떨지 생각하곤 합니다. 앞으로 제게 닥칠 값진 굴곡도 환영합니다. 군대와 체대에서의 엄격했던 환경이 연기와 앞으로 헤쳐나갈 난관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욕심은 감추지 못한 이지훈은 "색깔이 분명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캐릭터마다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해, 작품이 끝날 때 배우 이름이 아닌 배역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요. 그래서 차승원 선배님과 신하균 선배님을 롤모델로 꼽고 열심히 달려가려고 합니다"

끝으로 남자의 계절인 가을인데 연애하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이지훈은 "제가 누굴 만날 수 있을까요. 그것보다 일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어야죠"(웃음)

아들의 연기를 반대했던 아버지는 오히려 현재 이지훈을 많이 격려하고 배려해 주신단다. 이지훈은 아버지가 강조하던 '자수성가'를 그토록 염원하던 연기를 통해 이뤄나갈 채비를 마쳤다. 그렇게 그의 꿈은 찬찬히 영글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이지훈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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