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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하는 한국축구, 지금은 '미시축구학' 필요

기사입력 2013.09.12 07:06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경제학에선 '거시'와 '미시'를 놓고 다툰다. 경제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차로 인해 발생되는 논쟁의 일부다. 전체적인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거시경제학'과 세부적인 요소들을 조정해야 한다는 '미시경제학' 간의 대립이 그 핵심이다.

다른 둘이지만 목적은 '문제 해결'로 같다. 경제의 순환 원리 속에 상황에 따라 때론 거시가, 어떤 경우엔 미시가 적절히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설명이다.

축구 역시 시대에 따라 순환한다. 날로 새로워진 축구이념들의 등장 속에 축구팀들은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을 오가곤 한다. 최근 한국축구도 이러한 순환을 겪었다. 때론 거시가, 때론 미시가 중점이 돼 대표팀에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의 홍명보호의 행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형 축구란 거시적인 틀이 세워진 가운데 미해결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 가운데 일명 '미시축구학'의 필요성이 엿보인다. 골결정력 부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공격진의 디테일을 조정하는, 미시적 관점으로의 접근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10년이후 롤러코스터 같았던 순환

우리 대표팀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쾌거를 이뤘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하지만 그 이후 변화가 잦았다. 3년동안 3번의 사령탑 교체가 있었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이 물러나고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 감독의 순으로 선장은 바뀌었다. 자연스레 대표팀의 색깔 역시 매순간 변했다.

지표로 표현하면 변곡점이 많았다. 감독 교체는 곧 또다른 전환점을 의미했다. 각 감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대표팀 부흥을 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이 차례로 활용되며 월드컵 예선전을 치뤄냈다.

조광래 전 감독은 미시축구학을 이행했다. 핵심은 디테일이었다. 전체적으론 점유율 축구를 거시적 색깔로 구축한 가운데 상대 골문 앞에서의 세밀함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공격진들이 좁은 공간에서 짧은 패스에 이은 득점전략을 앞세웠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미시축구학은 사실상 성공을 거뒀다. 당초 목표였던 우승엔 실패했지만 '패싱 축구'의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대표팀에 불협화음이 감지됐다. 전체적인 대표팀 분위기가 안팎으로 뒤숭숭해지자 미시축구학도 힘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선장이 하차한 대표팀에 최강희 감독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부임이후 최 감독은 거시축구학을 도입했다.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이라 불리던 공격성향의 축구를 큰 뼈대로 세웠다.

이러한 거시축구학도 본래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최강희호는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닥공이란 거시적 구조도 매력을 잃으면서 홍명보호가 새로 출항했다. 현재 홍명보호가 추구하는 '한국형 축구'란 타이틀 역시 거시축구학에 중점을 둔 것이다.

'거시적 성공' 홍명보호, 이젠 '미시'다

부임 2개월째를 맞이한 홍명보호는 여전히 항해중이다. 6경기를 치른 가운데 순항과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평가들도 엇갈린다. 하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거시적 성공 쪽엔 손을 들어주고 있다.

자세히는 한국형 축구가 조금씩 안착되어 간다는 내용이다. 지난 대표팀들과는 다른 형태로 변모한데다 당초 홍 감독이 강조했던 압박과 패스에 기반한 한국형 축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춰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이제 문제는 디테일이다. 최근 가장 문제 되는 영역은 공격이다. 골결정력 부족이 매번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원톱 공격수 활용에 대한 의문부호도 달렸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골문 앞에서의 디테일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보인다. 즉, 미시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원톱 기용에도 미시적인 접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대표팀 공격진의 디테일을 살려줄 공격수 찾기에 열을 올려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원톱 문제를 두고 박주영을 언급했다. 박주영과의 면담을 통해 복귀 가능성을 직접 타진해 보겠단 심산이다.

박주영의 기용에 대해선 견해가 갈린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의 경기력엔 미심쩍인 부분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가세는 미시적으로 기대 효과도 분명 있다.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에서 활약하며 현 대표팀 멤버들, 홍명보 감독과 함께 좋은 시간들을 가졌다. 이는 좋은 호흡으로 구현돼 대표팀 공격의 디테일을 높여 줄 가능성도 엿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과연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홍명보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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