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야구가 2020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기약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마지막 올림픽 우승팀으로 남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이하 한국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회 총회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28개 종목을 확정지었다. 2월 실행위원회에서 25개 종목을 결정한 데 이어 골프, 7인제 럭비 또한 확정된 상황에서 레슬링, 야구-소프트볼, 스쿼시 등 3종목이 마지막 경쟁을 펼쳤다. 최종 승자는 IOC 위원 95명 가운데 과반수, 49명의 지지를 얻은 레슬링이었다. 야구-소프트볼은 24명의 선택을 받는데 그쳤다.
야구계 종사자들의 아쉬움이 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은 올림픽의 마지막 디펜딩 챔피언으로 남게 됐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야구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2005년 총회에서 퇴출이 결정됐고 2006년 총회에서 이에 대한 재표결이 있었지만 다시 진입하지 못했다.
국제야구연맹(IBAF)은 올림픽 진입을 위해 국제소프트볼연맹(ISF)과 통합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을 창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레슬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레슬링이 규칙 개정, 여성 선수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친 데 비해 야구계의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레슬링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도 빼놓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무관심과 소극성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IOC는 2005년 총회에서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거의 참가와 경기 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림픽 때문에 리그를 중단할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지켰다.
야구의 올림픽 퇴출은 한국 야구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병역법 시행령 47조의 2에 규정된 '올림픽 대회에서 3위 이상 입상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이 사라지게 됐다. 이제 병역 혜택을 얻으려면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우승이 유일한 길이 됐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한 한국 야구 대표팀 ⓒ Gettyimages/멀티비츠]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