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팍도사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고 고함을 지르는 '도사' 강호동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가 6년 7개월의 역사를 뒤로 하고 오늘(22일) 배우 김자옥 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2007년 1월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시작한 뒤 각계각층 230여명의 게스트들의 고민을 해결해줬지만 저조한 시청률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끝내 폐지의 길을 걷게 됐다.
'무릎팍도사=강호동'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MC 강호동을 빼놓고는 '무릎팍도사'를 얘기할 수 없다. 강호동이 없는 '무릎팍도사'는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었다.
실제로 2011년 9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강호동이 하차하자 '무릎팍도사'는 잠정 폐지되고, 그의 복귀와 함께 1년 2개월 만에 다시 살아날 정도였다.
'무릎팍도사'는 게스트들의 입에서 '좋은 말'만 늘어놓게 한 이전의 토크쇼들과 확연히 달랐다. 시청자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속 시원한 질문들로 각계인사들의 감춰둔 속내와 의외의 모습을 끄집어냈다. 루머와 스캔들, 성형 등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도 도마 위에 올릴 수 있었다.
만약 강호동이 없었다면 내로라하는 유명인들로부터 그런 솔직한 속내를 끌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강호동은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배려 있게 적절히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면서 게스트들의 긴장을 한껏 풀어놓았다. 씨름 선수 출신의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색동옷을 입고 양 볼에 연지곤지를 찍은 '귀여운 도사' 의 모습은 어딘지 촌스럽게 느껴지면서도 게스트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느닷없이 고함을 지르고 게스트를 번쩍 들어 올리는 그의 독특한 행동도 '무릎팍도사'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토크쇼에 활력을 '팍팍' 불어넣었다.
보조 MC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겠다. 원년멤버인 '건방진 도사' 유세윤은 강호동 옆에서 짓궂은 질문을 곁들였고,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은 엉뚱한 질문과 답변으로 '감초'로서의 재미를 더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강호동의 방송 복귀와 함께 새롭게 투입된 '제국의 아이들' 광희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4개월 만에 하차해 아쉬움을 남겼다. 음주운전 자수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유세윤의 빈자리를 대신한 개그맨 이수근과 장동혁은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줬음에도 분위기 쇄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강호동의 복귀로 1년 여의 공백기를 이겨내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무릎팍도사'는 식상해진 포맷과 SBS '힐링캠프' 등 경쟁토크쇼들의 강세 속에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결국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토크쇼의 분위기를 휘어잡은 강호동표 진행은 '무릎팍도사'가 남긴 큰 수확 중 하나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무릎팍도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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