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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굿닥터' 늑대소녀 등장, 절대로 무리수가 아니다

기사입력 2013.08.21 10:58 / 기사수정 2013.11.10 19:47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굿닥터'에서 늑대 소녀 은옥이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 아니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더욱 따스하고 따끔한 동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0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굿닥터'에서 박시온(주원 분)은 개 사육장에서 아동학대로 길러진 '늑대소녀' 은옥이와 소통하고자 애니멀커뮤니케이션으로 눈높이를 맞추며 바닥을 기고, 옆으로 구르기 등 '애완남' 같은 행동으로 교감을 시도했다.

고모의 학대와 핍박으로 사회적 동물이 아닌 야생 동물과 다름없던 은옥이는 시온의 손길에 마음을 열고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김도한(주상욱)이 난리를 치던 은옥이를 날카로운 주삿바늘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제압하려고 했던 것과 달랐던 것. 시온은 은옥이의 마음속에 있는 근원적인 병폐를 씻어주고자 본연의 모습으로 접근했다.

시온은 그동안 수술실에서 긴장하며 몸을 떨었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달리 시온은 은옥이에게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은옥이가 그리워할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 채우며 '어머니의 약손'으로 따뜻함을 불어넣었다. 또 시온은 사회성이라고 없었던 은옥이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묘미를 선사했다.

늑대소녀의 등장은 단순히 소아외과의 환자들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환기하게 했다. 또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학대당하는 아동을 조명, 사회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실제로 러시아판 늑대소녀가 발견됐다. 이 소녀는 5년간 개와 고양이들의 보살핌을 받았고 발견 당시 동물의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07년 1월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24'는 경상북도 구미의 한 고속도로변의 폐가에 있는 '야생소년'이 등장했다. 이 소년은 발달장애 1급으로 쓰레기장 같은 폐가에서 7개월 동안 알몸으로 갇혀 지냈다.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 아버지는 아들을 짐승처럼 사육하는듯했고 이 소년은 알몸으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괴성을 질렀다.

보살핌을 받을 나이에 방치된 세상의 냉대를 먼저 알아버린 아이들의 사례는 사회를 경악하게 한다. '굿닥터'는 단순히 환자의 치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먹고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도 참혹한 현실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무리한 설정처럼 보였던 늑대소녀에 대한 의구심은 이렇게 해결됐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굿닥터 ⓒ KBS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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