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장대높이뛰기의 살아있는 전설' 옐레나 이신바예바(31, 러시아)가 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이신바예바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아레나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05년부터 2007년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결선에 탈락하는 시련을 겪었다. 또한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6위에 그쳤다.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했지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신바예바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은퇴설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추락의 길을 걷던 그는 지난달 24일 열린 자국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이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신바예바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4m78(실내경기)이었다. 세계 기록이자 자신의 최고 기록인 5m06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제니퍼 슈어(미국)와 현 세계랭킹 1위인 야리슬리 실바(쿠바)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점쳐졌지만 이신바예바를 예상을 뒤집고 세계선수권 네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신바예바의 출발은 불안했다. 4m65 첫 시기를 실패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두 번째 도전 만에 4m65를 뛰어넘은 그는 4m75와 4m82를 차례로 성공시켰다. 4m89에 도전한 선수는 이신바예바와 슈어 그리고 실바 뿐이었다.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에서 가뿐하게 뛰어넘었지만 '올림픽 챔피언'인 슈어는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실바도 2차 시기까지 4m89를 넘지 못하며 마지막 시기만을 남겨뒀다. 그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장대를 들고 힘차게 질주했지만 바를 넘는데 실패했다.
우승이 확정된 이신바예바는 홈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6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그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코치와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신바예바는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세계기록인 5m07에 도전했다. 세계기록을 무려 28차례(실외 15개·실내 13개)나 갈아치우며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는 29번째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신바예바는 비록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우지 못했지만 고국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을 이루어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옐레나 이신바예바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