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7, 자메이카)는 실력도 뛰어나지만 쇼맨십도 탁월하다. 그는 재치 있는 언변과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볼트는 3관왕(100m 200m 400m 계주)에 등극했다. 그의 진정한 가치는 이듬해 열린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났다. 이 대회에서 그는 남자 100m 세계 기록(9초58)을 세웠다. 이어 200m에서도 세계 기록(19초19)을 작성하며 육상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볼트는 이후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지만 지울 수 없는 오명을 겪었다. 그는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볼트는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그는 남자 200m와 4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를 극복해냈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에 등극했다.
남자 단거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특히 볼트는 런던올림픽 남자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여전히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다. 전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그(볼트)는 아직 전설이 아니다. 볼트의 업적은 선수생활을 마친 후에 평가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 때 로게 위원장이 육상의 전설로 인정한 이는 칼 루이스(미국)다. 로게 위원장은 "루이스는 4번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고 강조했다.
칼 루이스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4관왕에 등극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남자 100m와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멀리뛰기와 400m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금메달 행진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이어졌다. 당시 35세였던 그는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육상의 전설'로 남았다.
멀리뛰기가 주종목이었던 루이스는 단거리 선수로도 활약했다. 반면 볼트는 전형적인 단거리 스프린터다. 활동하던 시대가 달랐던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사인 볼트는 올림픽 2연속 단거리 3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루이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또한 이번 대회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볼트는 루이스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다인 금메달 8개 획득에 2개 차로 따라붙었다.
아직 볼트를 역사상 최고의 스프린터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는 '전설'인 루이스가 세운 업적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우사인 볼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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