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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쇼미더머니2' 지조 "준우승이 우승보다 좋아"

기사입력 2013.08.07 20:35 / 기사수정 2013.08.07 20:39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래퍼 지조는 Mnet '쇼미더머니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 소울다이브(넋업샨, 지토, 디테오)와의 표차는 단 1표. 지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결승 무대에서 하고 싶은 곡을 한 것만으로도 만족해요"라고 말했다. 지조는 준우승 심경뿐만 아니라 악마의 편집 논란, 정체성 논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하는 사람이었다.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인근의 한 카페에서 지조를 만났다. 프로그램 끝나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좀 생겼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정도는 아니죠"라면서도 "그래도 택시가 편하기는 하더라고요"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지조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솔직한 생각, 먼저 음악을 시작한 '투 올드 힙합 키드'로서 이제 음악을 하려는 이들에게 하고픈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프로그램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푹 쉬고 싶었는데, 쉬는 건 50%고 나머지는 이 흐름을 어떻게 이어갈까 하고 고민하면서 지내요.

그럼 출연 전에는?

출연 전에는 투게더 브라더스 앨범 작업하고 있었어요. 6곡이 완성된 상태였는데 '쇼미더머니2' 들어가면서 전부 멈추고 프로그램에만 집중했죠.

'쇼미더머니2'를 보면 MC메타가 굉장히 독단적인 사람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어땠는지

사실 방송만 보면 오해하기가 쉽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메타형이 자기가 그린 그림에 맞춰서 지시를 하는 건 사실이지만 방송에 나간 것처럼 강요하는 건 아니었어요. 다툼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MC메타와 출연진 간 마찰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

좋지는 않았어요. 일단 메타 형이 일부러 갈등을 만들려고 '쇼'를 할 사람은 아니라서 이렇게 되면 프로그램 엎어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 아웃사이더 형이나 제이켠 형이 조금만 양보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실 방송보다 실제 분위기가 더 험악했어요. 그런데 제가 메타 형이라면 굉장히 억울할 것 같아요. 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방송에 안 나오잖아요. 

'쇼미더머니2' 출연에 대한 주변 반응은?

반반. (투게더 브라더스)앨범이 나오기는 했지만 딘딘을 제외하면 출연자 가운데 제가 가장 데뷔가 늦을 거에요. 그래서 한번 해보라고 응원해준 사람도 있고, 반대로 '쇼미더머니'가 너랑 안맞을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사실 시즌1때만 하더라도 절대 안 나가려고 했었는데, 생각이 좀 바뀌었죠. 



단 1표(2만원) 차이로 준우승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인지

만족스러워요. 다른 것보다 결승곡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상금 1억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서 차라리 이렇게 동정표 얻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해요. 

'쇼미더머니2'가 여전히 힙합 뮤지션 사이에서는 논란이 많은 프로그램인데, 출연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약 참가자의 선택을 가지고 "왜 나갔느냐"고 비판하면 반박할 거 같아요. 무대에 대한 비평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참가 자체가 비판받거나 비아냥 들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작진이 힙합을 모르면, 조율하면 되는 거죠. 아예 힙합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보기에 나쁘지 않은 프로그램이에요.

만약 시즌3이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참가자의 개성을 살려야죠. 참가자들을 프로그램에 맞추게 할 것이 아니라 힙합의 다양성을 다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힙합 안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다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워요. 그리고 시즌 3을 한다면 이게 '나는 래퍼다'인지 오디션 프로그램인지 확실히 해야죠. 그리고 드라마보다는 뮤지션에 집중해줬으면 좋겠어요. 왜 이번 무대에서 이런 시도를 했는지, 이건 어떤 음악인지 설명할 시간이 전혀 없어서 답답했어요.

제작진과 마찰도 많았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기는 하죠. 말한 의도랑 전혀 다르게 편집되는 건 비일비재해요. 그래도 저보다 훨씬 심한 분들이 있으니 저는 크게 신경 안 쓰는 편이에요. 다만, 시즌 3에서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자꾸 악마의 편집을 하면 사람들이 말을 편하게 못하게 되는 거죠. 숨 한 번만 쉬어도 탁 자르는데 누가 솔직하게 다 말하겠어요.

아까 결승곡을 해서 다행이라고 했는데, 기존에 발표된 다른 래퍼들의 가사를 차용해서 썼다. 무슨 의도였나?

원래는 앨범에 싣고 싶었던 곡이에요. '쇼미더머니2' 하면서 경연에도 쓰고 싶었는데 주제가 맞지 않아서 결승곡으로 하게 됐어요. 한국힙합이 이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에요. 곡을 샘플링하는 것처럼 가사를 샘플링하는 거죠. 가사 재탕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건 아니에요. 이미 미국 아이스큐브(Ice Cube)나 일본 지브라(Zeebra)도 했던 시도고요.



다큐멘터리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Too Old Hiphop Kid)'에도 출연했다. 힙합 키드 시절, 누굴 보면서 랩을 시작했나

랩을 따라한 건 중학교 때 부터에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 언더 힙합을 듣기 시작했죠. 가리온, 일스킬즈… 본격적으로 랩을 시작한 건 헤드셋을 사면서부터였는데, 처음에는 녹음된 목소리 듣고 나서 '이게 뭐야!' 싶었어요. 그런데 랩을 해보니 특색있겠다 싶었죠.

직업으로서의 힙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필요한 거 같아요. 하고 싶은 음악도 좋지만 듣는 입장도 고려해야죠. 잘 팔릴 수 있는 음악이 뭔지 알아야 배고프지 않을 수 있죠. 무작정 현실과 타협하라는 건 아니에요. 대중성과 내 음악의 합의점을 잘 찾아야죠.

지조는 "프로그램도 끝났고, 길어야(프로그램의 후광 효과는) 2달이에요. 그 전에 뭔가 보여드려야죠"라고 이야기했다. '쇼미더머니2' 시작 전에 만들어 둔 곡들은 곧 빛을 볼 전망이다. 함께 출연했던 매드클라운이 "쇼미더머니라는 멋 없는 프로그램을 멋있게 만드는 건 참가자의 몫"이라고 했던 것처럼, 준우승자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역시 지조의 몫이 될 것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지조, 영화 '투 올드 힙합 키드' 포스터 ⓒ Mnet 방송 캡처, '투 올드 힙합 키드']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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