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전반기 막판 타격 상승세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의 방망이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오지환은 2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0차전에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결승 득점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도루, 종횡무진 활약으로 팀의 13-3 승리를 이끌었다. 종전 2할 5푼 8리였던 자신의 시즌 타율도 2할 6푼 4리로 끌어올리며 2할 6푼대에 진입했다. 60득점으로 이 부문 리그 1위도 굳건히 지켰다. 최근 5경기에서 17타수 7안타(타율 .412)로 상승세다.
이날 첫 타석부터 오지환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았다. 지난 5경기에서 3할 타율(.306)을 기록한 타격감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1회말 1사 후 KIA 선발 헨리 소사의 3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양 팀 통틀어 첫 안타를 뽑아낸 오지환이다. 이진영 타석 때는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소사의 퀵모션은 1.21초로 느린 편이 아니었지만 오지환이 조금 더 빨랐다. 그는 이진영의 좌중간 2루타에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2번째 타석에서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2회말 1사 1, 3루서 소사의 4구를 가볍게 잡아당겨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연결했다.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한 방. 후속타자 이진영의 2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아 팀의 6번째 득점을 책임진 오지환이다.
4회말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숨을 고른 오지환은 6회말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했다. 또 다시 도루를 감행했다. 이번에는 1.51초로 느렸던 KIA 박경태의 퀵모션을 충분히 활용해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그는 뒤이어 터진 이진영과 정의윤의 연속 안타로 홈을 밟았다. 6-3으로 추격을 허용한 시점에서 또 하나의 값진 득점을 만들어낸 오지환이다.
그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곧이어 터진 이진영의 좌전 적시타로 또 한번 홈을 밟은 오지환은 시즌 60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홈런만 나온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오지환이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1루측 관중석에 자리한 LG 팬들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오지환 홈런"을 외쳤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하지만 사이클링 히트는 큰 의미가 없었다. 팀 승리와 직결되는 활약을 펼쳤다는 게 중요했다. 이날의 종횡무진 활약은 살아난 오지환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오지환은 경기 후 "팀의 7연승에 기여해 기쁘다"며 "요즘 내 앞에 찬스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뿐이다. 타격감이 좋다기 보다는 타석에서 떨지 않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떨지 않는 오지환, 그의 변신은 무죄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오지환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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