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고교생의 로맨스는 풋풋하다 못해 사랑스러웠다.
KBS에서 방학시즌을 맞아 자신 있게 선보인 4부작 단막극 ‘사춘기 메들리’는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유년 시절의 첫사랑과 우정 그로 인한 성장통을 유쾌하고 풋풋하게 담아내고 있다.
17일 방송된 ‘사춘기 메들리’ 2회에서는 전학생 정우(곽동연 분)와 학급 반장 아영(이세영)의 풋풋한 연애담이 그려졌다.
아영은 EBS에서 튀어나올 법한 모범생이다. 그런 아영이 못마땅한 정우는 그녀를 골탕 먹이기 위해 반 친구들 앞에서 사귀자고 맘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다. 이미 정우는 일곱 번 전학을 다니며 자신만의 학교 적응 노하우를 체득했고, 또 전학 가버리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전학 취소됐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아버지의 한 마디에 정우는 패기 있게 벌려놓은 일들을 떠올리며 망연자실했다.
2회에서는 잦은 전학으로 마음을 열지 못하던 정우가 서울로의 전학을 포기하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모습이 담겼다. 교내 공식커플이 된 정우와 아영. 뜬금없는 “너 나랑 사귈래?”라는 고백으로 시작된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교길 정우와 함께 시골 돌다리를 건너던 아영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나한테 왜 사귀자고 했어?”라고 물었다. 새침해 보이는 반장 아영을 골탕 먹일 생각이었던 정우였지만, 차마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 이미 아영에게 호감을 느낀 정우는 권투 글러브를 낀 손으로 아영의 얼굴을 감싸 쥔 채 “비밀이야”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줬다. 두 사람의 풋풋한 첫 키스는 그렇게 이뤄졌다.
두 사람은 더 가까워졌다. 늦은 밤, 학교에 두고 온 노트를 가지러 가야했던 아영은 정우를 불러냈다. 낮에 ‘분신사바’를 통해 귀신을 불러냈던 터라 더 오싹한 느낌의 학교에서 노트를 찾던 아영은 이상한 소리에 놀라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결국 다리를 삐끗한 아영은 정우의 등에 업혀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그 때 아영은 “반장이라고 부르지 마”라며 수줍은 부탁을 정우에게 건넸다.
이미 아영에게 빠진 정우는 관심이 있으면서도 시원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돈다. 특히 아영이 학교 짱 이역호(최태준)과 가까워 보이자 하늘을 찌를 듯한 질투심을 보였고, 결국 호에게 정식으로 권투 대결을 신청했다.
초록빛이 물든 아름다운 영상을 배경으로 펼쳐진 고교생의 로맨스는 알콩달콩 사랑스러웠다. 특히 동명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신인 배우들의 호연, 100% 사전 촬영을 통해 이뤄진 완성도, 불독멘션 이한철이 입힌 상큼한 선율까지 완벽한 박자를 이뤄 웰메이드 단막극이라는 호평을 얻기에 충분했다.
물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다. 이미 고청 시청층을 확보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와 SBS '짝‘과 겨루어 이기는 일은 역시 쉽지 않았다. ’사춘기 메들리‘ 2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2.6%의 낮은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1회 보다 0.7%P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잘 만든 단막극, 열 예능 부럽지 않다‘는 자부심을 충분히 느껴도 될 것 같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사춘기 메들리' ⓒ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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