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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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연예병사', 62만 명의 군인 사기 저하시키다

기사입력 2013.07.02 22:25 / 기사수정 2013.07.02 22: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국방부가 군 홍보와 장병들의 사기 충전을 위해 도입한 '연예병사'제도가 연일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현장21'은 지난달 27일과 2일 두 번에 걸쳐 국방홍보원이 관리하고 있는 '연예병사'들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일반 군인들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모텔 숙식과 휴대폰 사용, 여기에 유흥업소 출입까지 자유자제로 하는 '연예병사'들의 실태는 많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2일 방송된 '현장21'에서는 연예병사들의 실태는 물론 국방홍보처의 실체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위문 열차 공연을 마친 연예병사들이 사복차림으로 술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새벽에 숙소를 이탈해 안마 시술소에 출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예병사 2탄' 격인 2일 방송에서는 연예병사들의 실제 군 생활 모습이 그려졌다. 공연이 없을 때 연예병사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사복차림으로 국방홍보처를 드나들었다. 자신보다 후임자라도 나이가 많으면 "형"이라고 불렀고 공연이 끝나고 사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일반인들과 다를 것 없이 행동했다. 실제로 한 연예병사는 동료에게 "거의 민간인 아니냐?"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현장21' 제작진은 조사 과정에서 연예병사 관리자 한 사람이 오랫동안 인사이동이 없었던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2008년부터 A씨가 5년간 근무했으며 그는 연예병사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인물로 드러났다.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로 방송에 출연한 전 국방홍보원 관계자는 "연예병사들을 과도하게 활용한 뒤 생활상의 편안함, 휴가, 외박 등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홍보를 위해 연예병사들을 집중적으로 활용한 뒤 이것에 대한 포상으로 휴가와 외박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직접 돈으로 지불할 수 없는 군을 생각할 때 생활의 편안함과 휴가 그리고 외박 등을 주는 것이 '연예병사'에게 주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연예병사라 할지라도 같은 군복을 입고 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그들은 군 공연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공연단'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복무 중이기 때문이다.

'현장21'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연예병사의 특혜 때문에 많은 기획사들이 국방홍보원을 상대로 로비까지 벌인다는 증언이 나왔다. 청춘 같은 자신의 3년을 나라에 헌신하는 일반 병사들을 생각할 때 연예병사들의 특혜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일부 정부 관계자 및 누리꾼들은 "연예병사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연예병사는 모두 1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21'은 17명의 연예병사가 62만 군 장병들의 사기를 꺾는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SBS 현장21 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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