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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의 명품수비, 살얼음판 승부서 LG 살렸다

기사입력 2013.06.29 20:06 / 기사수정 2013.06.29 20:33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명품 수비였다. LG 트윈스의 승리에는 오지환의 그림같은 수비가 있었다. 막 상승세를 타려던 상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기에 더욱 값진 수비였다.

오지환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올 시즌 상위타순(1~3번)에만 들어섰다. 다소 어색한 자리였다. 여기에는 김기태 LG 감독의 배려가 숨어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오)지환이가 다소 지친 것 같더라. 1회에 수비 나갔다가 곧바로 타격하려면 힘드니 기분 전환 차원에서 뒤로 빼줬다"고 설명했다. 어색한 자리였던 탓일까. 오지환은 이날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흐름을 넘겨줄 뻔한 상황에서 호수비로 팀을 구해냈다. 적시타와 맞먹는 천금같은 수비였다.

팀이 1-0으로 한 점 앞선 6회초, 선발 류제국이 1사 후 조동화에게 안타를 내줬다. 빠른 주자가 나갔기에 도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여기서 SK 최정의 타구는 오지환의 옆을 빠져나갈 듯 보였다. 타구가 그대로 빠져나갔다면 조동화의 발을 감안했을 때 3루에 안착할 가능성도 컸다.

그러나 오지환은 쉽사리 안타를 허락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꽤 빠른 속도로 굴러가던 땅볼 타구는 그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2루수 손주인에게 토스해 6-4-3 병살타로 연결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오지환을 기다린 류제국은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고마움을 표했다. 위기를 넘긴 LG는 이어지는 6회말 '캡틴' 이병규(9번)의 2루타에 이은 정성훈의 적시타로 2점째를 올렸다. 위기 뒤 찬스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LG다.

결국 LG는 7회말 2점을 더 추가하며 4-0으로 승리했다. 4점 가운데 오지환의 타점이나 득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팽팽한 흐름 속에서 팀을 구해낸 '명품 수비' 하나는 안타나 타점 이상의 메리트가 있었다. 김 감독의 배려에 수비로 보답한 오지환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그는 경기 후 "수비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기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오지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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