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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김연아 '이매진', 갈라 프로그램 '가벼움' 넘어섰다

기사입력 2013.06.22 05:48 / 기사수정 2013.11.10 17: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Exhibition(시범경기). 피겨 스케이팅의 갈라쇼는 실전 대회의 부담감을 훌훌 털고 관객들을 위해 마련한 무대다.

공식 프로그램은 스케이터가 지닌 최상의 경기력을 뽑아내기 위해 어려운 점프 구성과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요소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심판진이 존재하지 않는 갈라쇼는 철저하게 팬들을 위해 꾸며진다. 평소 스케이터가 지닌 끼를 발휘하고 실전 경기에서 해보지 못한 오락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이렇듯 갈라쇼는 실전 경기와는 전혀 다른 무대다. 하지만 때때로 뛰어난 스케이터들은 갈라 프로그램을 통해 실전 경기 못지않은 '진중함'을 보여준다.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주니어 시절인 2004년 마이클 잭슨의 '벤(Ben)'에 맞춰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2006년에는 애니메이션 '뮬란'의 수록곡인 '리플렉션(Reflection)'으로 공식 프로그램 못지않은 갈라 프로그램을 선사했다.

이러한 계보는 2009~2010 시즌동안 선보인 'Méditation(타이스의 명상곡)'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21일 처음 공개한 '이매진(Imagine)'에서 절정에 도달했다. '이매진'은 1971년 전 비틀스 출신의 존 레논이 발표한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팝 역사에 길이남을 명곡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당시 월남전에 영향을 받은 레논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수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커버했고 최근에는 캐나다의 록커 에이브릴 라빈도 '이매진'을 리메이크했다. 김연아의 새 갈라프로그램인 '이매진'은 바로 에이브릴 라빈이 부른 버전이다.

김연아는 "이매진은 워낙 유명한 곡이다.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많은 분들이 가사에 담긴 감동을 받으셨을 것 같다. 가사에 따라 안무를 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연아의 갈라쇼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연기와 생동감 넘치는 다이내믹한 연기로 나눠진다. '벤'과 '리플렉션' 그리고 '타이스의 명상곡'과 '이매진'은 모두 전자에 속하는 곡들이다.



'이매진'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김연아의 장점 중 하나인 손동작이다. 음악을 자연스럽게 타면서 가사의 특정 부분이 나올 때 적재적소에 나오는 손모양은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여주고 있다.

'이매진'의 안무 중에는 김연아가 '브이(V)'자를 그리는 부분이 있다. 김연아는 "안무 중에 손가락을 들고 브이 자를 그리는 부분이 있다. 그 뜻을 잘 모르는 분이 대부분인데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피스(평화)를 뜻한다고 말해줬다. 사진 찍을 때 하는 포즈라 쑥스럽기도 했지만 자신 있게 했다"고 말한 뒤 "이매진은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안무가 많은 것이 평소와 달랐다"고 덧붙었다.

또한 '이매진'의 가사 중 'but I'm not the only one(그러나 난 혼자가 아니지)'이라는 가사가 나올 때 손가락 하나를 올리는 안무도 들어가 있다. 이렇게 '이매진'은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적절한 손동작이 양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실전 프로그램에서 자연스러운 손동작 연기를 보여준 김연아는 이러한 장점을 '이매진'에서 적절하게 활용했다.

그리고 '이매진'은 세 개의 점프(더블 악셀 두 번, 트리플 살코 한 번)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 시즌 갈라프로그램인 'All of me'의 경우 점프가 없는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점프를 넣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이매진에서 점프가 없다면 심심할 것 같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 1부 공연에서 세 개의 점프를 깨끗하게 구사했다. 김연아가 뛰는 점프들 중 쉬운 기술에 속하지만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는 실전 경기를 방불케 했다.

김연아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안무 구성과 가사 해석을 전달하는 적절한 손동작 그리고 점프까지 배치된 '이매진'은 갈라프로그램을 '가벼움'을 넘어섰다. 1부 공연에서 '이매진'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2부 공연에서는 지난 2012~2013 시즌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을 연기했다.

현재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이번 아이스쇼를 통해 극명하게 나타났다. 오는 22일과 23일 열리는 2,3회 공연을 앞두고 있는 김연아는 "남은 공연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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