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일본이 유럽의 자존심 이탈리아를 단단히 혼쭐 냈다. 비록 패했지만 경기내용에선 대등한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정신 무장'에 이은 닥공효과는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일본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레시페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게 3-4 역전패했다. 이번 결과로 컨페드컵에서의 도전은 조기 종영됐다. 2연패로 4강 진출에 실패한 채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노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날 일본은 객관적인 열세를 뒤엎는 경기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유로2012 준우승국 이탈리아를 맞아 물러서지 않는 모습으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경기초반부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브라질전 완패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단 열의로 이탈리아를 시종일관 위협했다.
이탈리아를 맞아 일본은 변화를 꾀했다. 지난 1차전과는 달리 마에다 료이치가 최전방에 서고 오카자키 신지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공격편대를 재편성했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내세웠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전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압박이 효과를 거두며 이탈리아는 좀처럼 특유의 축구색깔을 보이지 못했다.
주도권을 장악한 일본은 초반 2골로 이탈리아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전반 21분 혼다 게이스케의 페널티킥에 이어 전반 24분 카가와 신지가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도 악몽을 털어내려는 듯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반 들어 이탈리아가 2골을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일본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책골과 함께 자칫 분위기가 침체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오히려 일본의 공격은 힘을 냈다. 이탈리아로서도 일본의 파상공세에 움츠려들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국 후반 24분엔 오카자키 신지의 세트피스 득점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동점의 흐름을 이어가야 했지만 일본은 결국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42분 지오빈코에게 결승골을 내줘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비록 결과는 패했지만 단단하기로 정평난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상대로 3골을 터트린 일본의 공격력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사진=일본 대표팀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