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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릴리스포인트] 명승부 망친 희대의 오심, 절대 좌시해선 안된다

기사입력 2013.06.16 04:24 / 기사수정 2013.06.16 12:4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이번에도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승부와 직결되는 오심은 또 다른 오심을 낳고, 한 경기를 넘어 리그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곪아 터진 상처는 확실히 봉합해야 한다.

전날(15일) 잠실 LG 트윈스-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박근영 2루심의 오심은 경기 흐름 자체를 뒤집어버렸다. 오심 하나가 이날 승부를 갈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0-0으로 클리닝타임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 한순간에 0-8이 됐다. 0-9로 대패한 넥센은 피해자였다. 물론 LG가 '오심 때문에 이겼다'고 하기엔 무리가 따르지만, 오심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상황은 이랬다. LG가 5회말 공격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침착했다. 후속타자 김용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1차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박용택을 땅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타구를 잡은 3루수 김민성은 지체없이 2루를 선택했다. 여기서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육안으로 봐도 명백한 아웃.

당연히 이닝이 끝났다고 생각한 넥센 야수들은 더그아웃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박근영 2루심은 양팔을 벌렸다. 세이프 판정.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쳐야 할 LG가 선취점에 성공했다. 나이트는 몹시 흥분하며 판정에 항의했다. 그러자 포수 허도환이 애써 그를 진정시켰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수석코치도 달려나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TV 중계 화면으로 봐도 명백한 아웃이었다. 공을 잡은 2루수 서건창이 1루 주자 오지환보다 한참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그것도 경기 흐름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은 희대의 오심. 아웃/세이프 판정은 번복조차 안 되니 넥센으로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염 감독도 이에 오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나이트는 평정심을 찾지 못한채 밀어내기 볼넷과 만루 홈런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5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야 할 나이트는 결국 4⅔이닝 8실점(7자책)이라는 처참한 성적만 남기고 교체됐다. 팽팽하던 '명품 투수전'의 희비도 오심으로 갈렸다. LG 선발 래다메스 리즈는 데뷔 첫 완봉승을 챙겼고,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나이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38에서 3.99까지 치솟았다. 개인 성적에도 손해를 본 나이트다.

이날 경기 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완봉승을 거둔 리즈도, 만루포로 이틀 연속 홈런을 장식한 이병규도 아니었다. 바로 박근영 2루심이었다. 어찌 보면 LG도 피해자인 셈이다. 박 심판원의 이름은 순식간에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게시판은 오심을 성토하는 팬들의 항의로 도배됐다.

박 심판은 지난 2011년 6월 8일 LG-한화전서도 오심으로 징계를 받았다. 당시 한화는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3루 주자 정원석이 홈스틸을 감행했다. LG 투수 임찬규는 중심 발을 뒤로 빼고 투구가 아닌 홈 송구를 했다. 명백한 보크였지만 구심을 맡았던 박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동점이 돼야 할 경기가 LG의 승리로 끝나버렸다. 명백한 오심이었기에 박 구심을 비롯한 5명의 심판원은 9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였던 한화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판정에 대해 제소하지는 않았다.

프로야구는 물론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에서는 오심히 빈번히 발생한다. 잘못된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럴 때마다 "심판도 로봇이 아닌 사람이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는 진부한 말만 늘어놓고 있다. 오심으로 가슴에 생채기가 난 선수들과 팬들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다.

KBO도 이번 사건을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된다. 더이상 엉뚱하고 황당한 오심으로 피해를 보는 구단과 선수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단시간에 오심을 완전히 뿌리 뽑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끔 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LG-넥센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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