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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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 "직장의 신' 장규직, 욕 먹을 짓 많이 했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3.06.13 17:28 / 기사수정 2013.06.13 17:28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서구적인 이장님'. 개그우먼 정선희는 오지호를 이와 같은 말로 표현했다. 겉은 조각 같은 미남이지만, 막상 대화를 나눠보면 '빵빵-' 웃음을 터뜨려주는 유쾌한 남자, 배우 오지호를 만났다.

오지호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직장의 신'에서 '초딩 멘탈'의 소유자 장규직을 연기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파마머리가 무척이나 돋보였던 규직은 미스김을 포함해 계약직을 직원들에게 냉혹하게 대하면서도, 계약직에 대한 남모를 상처를 가진 남자였다.

연기하는 인물에서 빨리 빠져나오기 위해 작품을 끝내자마자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다는 그. 인터뷰를 위해 만난 오지호는 더이상 '빠마머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장규직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을까, 장규직이 아닌 익숙한 오지호의 모습으로 돌아왔건만 왠지 모르게 장규직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장규직도 머리를 감으면 생머리였어요. 초반에 파마를 했다가, 감당이 아침마다 안 되니까 고데기로 말았죠. 파마로는 그렇게 굵게 안 나와요(웃음)"

생머리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고 넌지시 말하자 오지호는 "촬영 중간에도 생머리로 다녔어요. 원래 생머리였으니까. 근데 못 알아보시고, 스태프들이 인사를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인사를 안하냐고 했더니 '형이에요?'하더라고요(웃음) 촬영하는 사람들도 나를 못 알아본 거 있죠? 파마하면 편하긴 편해요"라며 웃는다.

대본을 보자마자 '이 작품은 해야해'라고 생각했다는 오지호는 장규직이 된 3개월 동안 무척이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규직을 연기한 자신에게 몇 점이나 주고 싶냐고 물었다.



"저는 한 80-90점이요. 장규직을 연기하면서 일단 재밌었고요. 뭔가 거리적 부분이 없었달 까요. 대본을 볼 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연기하기) 힘들어지거든요. 대본을 봤을 때 내 역할이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라는 상상이 금방 떠올라야 해요. 규직은 그런 부분이 너무 좋았고, 때문에 애브리브도 많이 할 수 있었죠"

"장규직을 내가 연기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장난기 있고, 유치한 부분도 과장된 부분도 있는 인물이지만 그런 선은 감독님이 잘 잡아 주셨죠"

인물에 너무 몰입했던 걸까. '직장의 신' 전창근 PD는 오지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단다. 장규직처럼 변한 오지호의 모습 때문이었다.

"장규직처럼 많이 변했대요(웃음)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막…. 이전에는 쑥스러움을 많이 탔다고 하면, 이제는 길가다 아주머니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면 '사진이여? 네 사진 이쪽으로 오세요(장규직 말투로)' 해요. 팬들한테 하는 목소리가 커졌어요. 친근해진 부분도 있고. 감독님이 '장규직처럼 돼서 어떡하지? 지호야 미안해' 하셨어요. 평소에도 막 이상해지는 거 같고(웃음) 배우들은 어쩔 수 없어요. 배역을 닮게 되죠."



'직장의 신'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비현실적인 인물 미스김(김혜수 분)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면, 현실에도 있을 법한 얄미운 상사 규직의 계약직을 대하는 냉대함에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우리사회에서 느낄 법한 계약직의 서러움에 감정 이입이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지호는 방영 초반, 극의 남자 주인공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규직의 진가가 시청자들에게 조금 덜 전해진 것 같아 아쉽진 않냐고 묻자 오지호는 "욕 먹을 짓 했으니까요"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그런 부분은 시청자들이 평가하는 부분이니까요. 제작발표회 때 우리 작품에는 악역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은 장규직이 악역이죠. 회사를 위해 못된 짓과 좋은 짓을 해야 하는 직급…군대로 따지면 상병 역할을 그가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사실 회사에 무정한(이희준 분) 같은 상사만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회사가 굴러가질 않죠. 조직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은 현실적으로 장규직이거든요. 무정한 같은 사람이 회사에 많다면, 회사가 돌아갈까요? 물론 무정한 같은 사람이 많으면 좋은 사회죠. 아직은 우리가 착한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극 중 임신한 박봉희(이미도)에게 모질 게 구는 장면은 조금 힘들었어요(웃음)"

욕도 많이 먹었고, 망가지는 장면도 많았다. "장규직이 욕 먹을 짓을 많이 하긴 했죠"라며 쿨하게 웃어보인 오지호는 "희준이는 여의도에서 직장인들에게 밥도 얻어 먹었다는데, 저는 아줌마들한테 등짝 맞았죠(웃음). 아무말도 없으시더니, 계산하고 나오는데 미스 김 그만 괴롭히라고 하시더라고요"라며 장규직 때문에 겪어야 했던 웃음나는 일화도 들려줬다. 

"장규직의 코믹한 부분 중 하기 어려웠던 연기요? 그런 건 없었어요. 재밌잖아요. 장규직같은 캐릭터 아니면 또 언제 인형 탈 쓰고, 코믹한 연기 해보겠어요. 배우니까 하는 거죠(웃음)"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오지호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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