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베이루트(레바논), 조용운 기자] 기성용과 구자철을 제외한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는 묘수가 되지 못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레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에서 1-1로 비겼다. 경기 내내 끌려가다 종료 직전 터진 김치우의 프리킥 골이 아니었다면 또 레바논에게 패할 뻔 했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3승2무1패(승점11)를 기록하며 선두였던 우즈베키스탄(승점11)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정국이다.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는 없고 3위 이란(승점10)과는 불과 1점 차이다. 여전히 남은 2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않다.
최종예선 3연전의 시작이자 마지막 원정경기로 브라질행의 분수령으로 평가됐던 레바논전을 앞두고 최강희호는 두바이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베이루트에 입성하는 열의를 보였다. 일주일 이상 이어진 장기 합숙에도 대표팀은 부상자 한 명 없이 계획대로 운영하며 레바논전을 준비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최 감독은 3연전에 나설 선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칼 같은 선택을 했다. 당시 팀에서 부상으로 자주 뛰지 못하던 기성용과 구자철을 소집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 감독은 "둘 모두 레바논전이 지나면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표팀을 이원화하면 문제점이 생긴다. 팀 분위기를 생각한 결정"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후 새로 뽑힌 김남일과 이명주를 비롯해 기성용, 구자철과 꾸준히 경쟁해 오던 한국영 등에게 믿음을 보냈다. 노련함과 패기를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최 감독의 승부수는 묘수가 되지는 못했다.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미드필더인 김남일과 한국영는 레바논과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경기를 조율했으나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기성용과 구자철만이 답이라던 그동안의 흐름을 완벽하게 뒤집으려 했겠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손흥민을 조커로 활용하고 애제자인 이동국에게 힘을 실어줬으나 이 또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즈베키스탄(11일)과 이란(18일)으로 이어지는 홈 2연전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최강희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