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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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잔디·레이저' 레바논 원정 3중고 한숨

기사입력 2013.06.03 08:47 / 기사수정 2013.06.03 08:51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베이루트(레바논), 조용운 기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레바논. 그만큼 현지 사정은 더 열악하다. 최강희호가 경기도 하기 전에 레바논을 감싼 환경에 진저리를 내고 있다.

한국은 오는 5일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레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27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거치며 현지 적응 훈련까지 마친 최강희호지만 피부로 느낀 레바논은 확실히 달랐다.

지난 2011년 뼈아픈 참사의 장소라 이미지가 좋지 않은 레바논인데 이번 방문은 넘어야 할 것이 첩첩산중이다. 우선 2년 사이에 분위기가 바꼈다. 레바논이 전쟁과 내전을 겪으며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 개입을 선언하면서 현지 정세가 갑작스레 불안해졌다. 시리아의 반군 알 타우히드는 곧장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 미사일 2기를 떨어뜨렸고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당일 테러도 예정했다. 이에 레바논은 베이루트 시내 곳곳에 무장 군인과 경찰이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경기장 부근에도 장갑차를 대동해 삼엄한 보완에 들어갔다.

지난주 급박했던 상황에 비해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레바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대표팀에게도 영향이 가는 부분이다. 제아무리 최강희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가 '경기에만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해도 눈앞에서 실탄을 소지한 경찰을 보고 훈련을 하는 것에 심리적인 타격이 없을 수없다.

"걱정이 많다. 사고 없이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이청용의 말이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본격적인 훈련을 돌입하면서 생긴 문제는 잔디다. 3일 대표팀의 훈련장인 베이루트 시립운동장은 전혀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잔디는 듬성듬성 패어 있었고 맨땅을 드러낸 곳도 많았다. 관리를 안 하다보니 길이도 제각각, 고르지 않았다.

그래도 현지를 찾은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2004년 수석코치로 레바논을 왔을 때 이곳에서 경기했었는데 그때보다 잔디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기 도중 레바논 관중의 레이저 공격도 불안요소로 손꼽힌다. 2년 전 레이저 공격의 집중 대상이었던 정성룡은 "아직도 레이저와 볼펜만 보면 레바논이 생각난다"며 "이번에도 또 레이저에 쏘이면 제소해야 하지 않을까"한다는 걱정도 토로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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