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백업들이 나가서 잘 해줘야 주전들이 지쳤을 때 쉴 수도 있는 거니까요."
오윤(넥센 히어로즈)이 꾸준한 활약으로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26일, 승리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던 넥센 선수들 사이에서 묵묵히 짐을 챙기던 외야수 오윤의 모습은 특히 눈에 띄었다.
이날 오윤은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득점 1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를 터뜨린 그는 4회에는 볼넷을 얻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5회에도 1타점 적시타로 팀의 7-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동료 김민우, 강정호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그였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올 시즌 1군 첫 무대에 나선 오윤은 8회말 대타로 나와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짧고 굵은' 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이후 그는 지난 26일까지 12경기에 출전해 13안타 6타점 5득점의 준수한 활약으로 팀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서게 될지 몰라 끊임없이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백업 멤버인 그에게 전날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전해들은 선발 출전 소식은 더 공부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 오윤은 이날 자신의 활약에 대해 "감독님이 스타팅으로 나간다고 얘기해주셔서 지난 롯데와 SK전을 다시 보고 연구한 게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경기 준비 과정을 전했다.
눈으로 익히는 공부 못지않게 '마음 공부'도 중요했다. 몸도 마음도 모두 '감'을 잃지 않으려 끊임없이 자신을 다잡았다.
"연습만큼 중요한 게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생각했어요. 경기를 자주 못 나가니까. 경기 전엔 투수들이 던지는 구질도 파악해보고, 경기 나서서는 욕심 안 부리면서도 적극적으로 치고,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하죠." 그렇게 꾸준히 자신을 다듬은 결과는 경기에서의 좋은 모습으로 증명되고 있다.
늘 해오는 야구지만, 경기를 마치고 나면 힘든 건 어쩔 수 없다. 이날도 그의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렸다. 오윤은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잘 맞춰나가는 수밖에는 없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저 같은 백업 멤버들이 주전만큼은 아니어도 반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안 좋은 사람이 쉴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어 그는 "팀이 이겨서 기분 좋네요"라고 말하며 짐을 챙겨 더그아웃을 떠났다.
승승장구 중인 넥센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14년차 베테랑 오윤의 활약이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5월 마지막 일요일에 마주한 그의 땀방울이 더 값져 보였던 이유였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오윤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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