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프리미어리그 '남자의 팀' 스토크 시티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갑작스레 토니 풀리스 감독이 경질되면서 빚어진 사태다.
스토크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보도자료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풀리스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풀리스 감독은 팀과의 7년간 동행을 마무리짓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게 됐다. 그동안 국내엔 '남자의 팀'으로 각광받던 신장을 이용한 특유의 축구색깔도 변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풀리스 감독은 지난 2006년부터 스토크를 맡아 숱한 화제를 뿌렸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신 축구'를 구사해 이목이 집중됐다. 주로 190cm이상인 장신 공격수들을 앞세워 힘있는 축구를 구사해 스토크를 중위권 팀으로 도약시켰다.
풀리스 감독의 거취에 대해선 이미 의문부호가 있었다. 지난 3월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몰은 "풀리스 감독이 시즌 종료후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부터 결별설이 대두된 바 있다.
결별의 가장 큰 이유는 팬들과의 불화였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스토크 팬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스토크 홈팬들은 팀이 8위권에 들길 원했고 가능하다면 유로파진출권까지 노릴 수 있는 팀으로 풀리스 감독이 이끌어주길 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치는 충족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스토크가 13위에 머물며 팬들의 감독경질 요구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서도 최근까지 풀리스 감독은 뚝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중, 레알 소시에다드 경기를 직접 스페인에서 관전하며 차기 시즌 구상에 열중했다. 결정적인 문제는 다른 데서 발생했다. 라커룸에서 켄와인 존스의 라커에서 발견한 돼지 머리로 인해 선수들 간에 싸움이 번졌다. 이에 풀리스 감독은 여러모로 좋지 못한 구단내 분위기를 감지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크는 풀리스 감독의 경질과 함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영입하겠단 구상이다. 첼시 임시 감독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베니테즈를 사령탑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편 풀리스 감독의 결별소식에 선수들은 당황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메튜 에더링턴은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난 그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 동료 선수 두 명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들 역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풀리스 감독은 환상적인 감독이며 클럽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다"면서 "팬들이 불평하고 풀리스 감독이 떠나길 바랬을텐데 결국 그들 바람대로 이뤄지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토니 풀리스 감독 (C) 스카이 스포츠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