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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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변호사의 '사랑과 전쟁'] '시월드'보다 무서운 '처월드'

기사입력 2013.05.20 16:34 / 기사수정 2014.03.07 18:24

[글] 기자
- '사랑과 전쟁'은 법률 전문가인 박현정 변호사를 통해 연예 뉴스 등을 토대로 가족법 이슈들을 쉽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박현정] 고부갈등을 대변하는 '시월드'라는 신조어가 익숙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처월드' 가 급부상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처가 근처에서 살거나 아예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들이 늘어나면서 장모와 사위 간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

이른바 '장서갈등'이다. 일일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서 자룡(이장우 분)의 장모인 백로(장미희 분)의 행태도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사위인 자룡에게 온갖 모욕적인 말은 보통이고, '결혼 1년 후에 혼인신고를 할 것'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장서갈등' 드라마의 얘기만은 아니다

결혼 3년 차인 A씨는 월차까지 내서 상담을 받으러 왔다. 장모 때문에 도저히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면서 이혼을 원한다고 했다. 결혼 전에는 싫은 소리 한마디 안 하고 잘해주시더니 결혼하고 나니 돌변했다고 한다. 아내와 말다툼이라도 하면 회사로 전화를 걸어 "자네가 뭐 잘난 게 있다고 내 딸한테 그렇게 말하나? 돈을 많이 벌기를 하나, 집이 잘 살기를 하나, 잘난 거 하나 없으면서…"라며 갖은 폭언을 퍼부었다. 친정엄마한테 고자질하는 아내도 문제지만 이를 듣고 잡아먹을 듯이 반응하는 장모를 보면서 A씨는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정적인 사건이 터진 것. 아이 출산에 대해 시큰둥하던 아내를 설득하던 중 장모가 집으로 찾아와 "능력도 없는 주제에 애는 낳아서 어떻게 키우려고? 애나 마누라나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이대로 살아!" A씨는 이 일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했고 장모의 이런 폭언과 무시가 이혼사유가 되냐고 질문했다.

장모의 지나친 폭언과 간섭은 이혼사유

장모가 딸과 사위의 결혼생활에 과도하게 참견하고 참기 힘든 폭언을 가하는 경우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혹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해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

남편인 B는 C와 결혼한 후 전화로 부부싸움을 하던 중 옆에서 딸의 전화를 듣고 있던 장모가 전화로 B에게 “대학 나왔으면 처신 똑바로 해라, 주관이 있니 없니?”라고 무시를 했다. 이후 장모가 신혼 집에 자주 오면서 갈등이 더 심해졌고, 결국 이 부부는 이혼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례에서는 남편 B가 장모에게 폭행을 휘둘러 결국엔 남편이 위자료를 물어주라는 판결이 나기는 했지만 '장서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진 경우다.

아내의 역할이 제일 중요!

장모가 아무리 도에 지나치는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중간에서 아내가 중심을 잘 잡는다면 문제가 잘 해결될 수도 있다. 고부갈등이 있을 때 남편이 중간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장서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아내가 친정엄마와 '한패'가 되어 남편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경우다.

결혼을 해도 자신의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부부.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배우자와 함께 해결하려 하지 않고 친정이나 본가에 의지하는 아내 혹은 남편. 이런 상태라면 결혼생활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언젠가는 금이 가고 결국엔 깨지게 된다.

부부간 문제만으로 이혼해도 그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텐데, 제3자로 인해 갈라서게 된다면 더 큰 상처와 후회를 남길 수 있다. 고부갈등이건, 장서갈등이건 중요한 건 당사자다. 예전에 얼마나 좋았는지, 어떤 마음으로 결혼을 결심했는지, 그런데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관계 개선할 방법은 없는지, 두 사람을 중심에 놓고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글] 김남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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