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0:55
연예

종영 ‘나인’, 당신에게 시간여행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사입력 2013.05.15 15:14 / 기사수정 2013.05.15 15:25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우리는 흔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한다. 또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을 가진다. 이러한 인간의 호기심 탓일까. 1895년 영국의 소설가 H. G. 웰스가 '타임머신 '으로 시간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상상력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타임 슬립물은 대중의 사랑 받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안방극장은 가히 타임슬립 열풍이었다. '옥탑방 왕세자', '신의', '탁터진', '인현왕후의 남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지난 3월 11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은 후발주자였고, 이미 지나버린 트렌드를 쫒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을 앞두고 진행된 '나인'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김병주PD와 송재정 작가는 자신만만해 보였다. 지난 해 '인현왕후의 남자'를 흥행시켰던 두 콤비는 '나인'을 준비하던 중 후속작으로 선보인 작품이 '인현왕후의 남자'라고 할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뚜껑을 열어보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기존 타임 슬립물이 시대를 이동해 그로인해 마주하는 문명의 충돌을 그렸다면, '나인'은 한 남자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데 중점을 둬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죽은 형의 유품에서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얻게 된 주인공 선우(이진욱 분). 그는 형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과거로 돌아가 20년 전 자신과 마주했다. "누구냐"며 낯선 남자의 등장에 겁을 먹은 어린 선우(박형식)에게 어른 선우는 "내가 너니까"라는 어리둥절한 말을 남겼다.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사람의 운명이 선우의 시간여행을 통해 뒤바뀌기 시작했다. 과거로 돌아가 안타깝게 헤어져야했던 형과 첫사랑의 사랑을 이어준 선우. 행복한 현재를 꿈꿨건만, 그가 마주한 결과는 생각보다 더 씁쓸했다. 사랑하는 연인 주민영(조윤희)이 순식간에 조카가 된 것이다. 심지어 형은 여전히 불행했다.

선우는 "감히 신 행세 몇 번하다가 된통 당하는 거지"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이쯤 되면 시간여행은 그에게 행운이기 보다 독이었고, 선물이 아닌 저주였다. 그럼에도 선우는 다시 시간여행을 시작했다. 자신이 뒤 바꾼 미래를 되돌리기 위함이었다. 20년 전으로 간 선우는 마지막 향이 다 타들어감으로서, 스스로 향이 돼 과거에 갇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마지막을 맞았다.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향이 앞에 놓여 있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마 선우처럼 그 것이 선악과임을 알면서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향을 사용하지 않을까. '나인'은 시간여행을 꿈꾸는 인간의 호기심에 '과거로 돌아간다고, 현재가 행복할까?'라고 묻는 듯 했다. 설령 아홉 개의 향이 생겨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라도 결국 우리의 선택으로 인해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14일 방송된 '나인' 최종회에서 큰 선우는 "나는 잊고 네 삶을 살아.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궁금해 할 필요가 없어. 순간순간의 선택이 나를 만든 거니까. 말했지. 너는 늘 괜찮은 선택을 할고 잘 살아갈 거라고. 그러니 네 존재를 잊어. 네가 하루하루를 잘 살다보면 20년 후에 날 만나게 될 테니까"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작은 선우에게 남기며 과거 보다 현재가 중요하다는 것에 무게를 뒀다.  

3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걸쳐 탄생한 ‘나인’.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온 이 작품은 ‘명품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으며 막 내렸다. 주, 조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근친상간, 살인,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함에도 고루하거나, 막장이 아닌 스토리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는 점이 ‘나인’이 일궈낸 성과다.

한편 결말을 두고도 말이 많다. 과거로 돌아간 큰 선우가 죽음을 맞이했건만, 50대의 또 다른 선우가 히말라야에서 죽어가는 정우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과연 큰 선우는 다시 살아난 걸까?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민영에 의해 큰 선우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된 작은 선우가 2033년 다시 형을 구하러 2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나인' ⓒ tvN 방송화면]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