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 가운데 우승팀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팀이 훈련을 시작했다. 감독이 바뀐 팀도 있고, 코치가 보강된 팀도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문이 닫히면서 선수 이동도 마무리됐다. 지금은 연봉계약과 훈련만이 이어질 뿐이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다시 훈련을 시작한 6개 구단을 찾아 감독 및 키플레이어를 차례로 만나 새로운 팀 분위기를 살펴본다. 다음 시즌을 향한 출발점을 점검하는 뜻에서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청주 KB스타즈 서동철 감독, 변연하 선수
② 부천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 김정은 선수
③ 구리 KDB생명 안세환 감독, 신정자 선수
④ 안산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김단비 선수
⑤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이미선 선수
⑥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임영희 선수
부천 하나외환은행은 구단 인수 후 첫 시즌을 치렀다. 14승21패로 결과는 5위였다. 4위 KB스타즈와 승패가 같았지만 상대전적에서 3승4패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신세계의 갑작스런 구단 해체 선언으로 동요한 선수들이 알찬 훈련을 하지 못한 결과였다. 인고의 세월을 거쳐 극적으로 시즌에 임했지만 개막 이후 3라운드까지 3승12패로 뒤처지고 말았다.
하나외환은 4라운드 이후 11승9패로 선전했다. 막판 3연승으로 시즌을 마치며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제 팀은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조동기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오프시즌을 알차게 준비하고 있는 조동기 감독과 선수단을 서울 청운동에 있는 체육관에서 만났다.
▲ FA 김보미 이유진 보강으로 새 동력 얻어
하나외환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승자가 됐다. 일찌감치 영입제한선인 2명을 모두 잡겠다고 공언했던 하나외환은 보완이 시급했던 2번과 4번 포지션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2번 자리는 KDB생명에서 김보미를 데려왔고, 4번은 삼성생명에서 이유진을 영입했다.
김보미의 보강은 예상했지만 이유진의 이적은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영입을 계획하며 강영숙(KDB생명)을 우선순위로 생각했었지만 이유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장 효과는 강영숙이 클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팀인 만큼 젊은 구단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조동기 감독은 “이유진은 젊고, 가능성이 있다. 출전시키며 성장시키겠다. 장점인 수비와 더불어 보완점인 슈팅도 다듬어가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합류한 훈련장은 활기가 넘쳤다. 재활군에 있는 에너자이저 김보미는 지칠 줄 모르는 활력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고, 이유진도 구슬땀을 흘리며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 1번 포지션은 3金에게 물어봐
하나외환은 주전 가드 김지윤이 팀을 떠나면서 자리가 비었다. 이 자리에 대한 고민은 영입이 아닌 기존 선수들의 무한경쟁으로 풀어간다. 고참인 김지현과 김보희에 신예 김이슬까지 3명이 각축전을 벌인다. 이른바 3金의 전쟁이다.
지난해 신인지명에서 2라운드 6순위로 입단한 김이슬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감춰진 진주가 껍질을 벗고 나올 수 있을지는 다음 시즌의 체크포인트다.
2번 포지션인 박하나도 1번 포지션 훈련을 병행한다. 김보미와 박하나가 동시에 코트에 나설 때를 대비한 포메이션이다. 두 선수가 김정은과 함께 라인을 형성한다면 위력 있는 3점포 군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강력한 웨이트트레이닝에 트랙 러닝까지
오프시즌의 화두는 높아진 훈련강도다. 6개 구단 모두의 공통된 선택이다. 하나외환 또한 그랬다.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다. 우선 강화된 웨이트트레이닝. 체력을 두텁게 하면서 상대 선수에게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다.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 때 혀를 내두른다. 지난해 못한 훈련까지 2년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또 하나는 트랙에서 뛰는 러닝 훈련이다. 코트를 뛰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답답한 실내를 박차고 나와 성남 탄천구장으로 이동해 400미터 트랙 20바퀴를 뛰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점점 뛰는 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외환은 다음주 13일부터 제주도로 워크샵을 떠난다. 장소를 이동해 새로운 분위기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한라산을 등정한 뒤에는 2주간 강원도 양구에서 1차 특별 체력훈련에 돌입한다. 마지막날은 춘천으로 이동해 트랙훈련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마치 유격훈련에 이은 행군을 연상시킨다.
▲ 부드러운 악마 조동기의 숨겨진 발톱
지난 해 감독 데뷔 시즌을 마친 조동기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보강됐고, 훈련할 시간도 충분하다. 그런데도 조 감독은 마음이 분주했다. 수요일 오후에 쉬던 스케줄도 목요일 오전에 쉬는 것으로 조정했다. 오전에 잠깐 쉬는 것은 주중 휴식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선수들을 향한 조 감독의 한마디가 상황을 요약했다.
“지금 우리가 쉴 때인가.”
조 감독은 지난해 맨투맨 위주의 플레이에서 다양한 존으로 전법을 늘이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박스앤드원과 존프레스까지 구사하며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힘 있고 빠른 농구를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핵심플레이어가 될 외국인선수를 잡기 위해 영어에 능통한 조동기 감독은 6월 중에 미국으로 날아간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경기도 직접 관람하고,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나키아 샌포드 등 여러 선수들도 직접 만나볼 예정이다.
조동기 감독이 믿는 것은 '심은 만큼 거둔다'는 진리다. 이제 겨우 훈련은 초반부에 이르렀을 뿐이다. 심도 있는 훈련 스케줄이 남아있다. “아직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조동기 감독의 뼈 있는 한마디를 들으며 체육관을 나섰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조동기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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