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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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무비 레시피] 황정민, 올봄 극장가 점령한 '세 얼굴의 사나이'

기사입력 2013.04.19 19:46 / 기사수정 2013.04.19 19: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선글라스를 낀 채 음흉한 미소를 짓건 범죄조직의 실세가 세 남녀의 미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섬세한 소설가로 변신했다. 조폭과 소설가의 두 얼굴을 지닌 사나이는 TV격투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중년 가장으로 다시 모습을 바꾸며 '세 얼굴의 사나이'가 됐다.

올 봄, 한국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배우 황정민(43)은 흥행 영화 세 편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02년 김인식 감독의 '로드 무비'에서 동성애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2005년 작인 '달콤한 인생'에서 잔혹한 조직폭력배로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너는 내 운명'(2005)으로 그해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전까지 강렬한 배역을 소화했던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순박한 시골 청년을 연기했다.

이후 스크린은 물론 드라마에도 간혹 출연했다. 점점 정상급 배우로 성장한 황정민은 2013년 상반기 세 편의 영화를 일제히 개봉시키며 충무로에서 가장 잘나가는 남자배우로 발돋움했다. 양파와도 같은 '세 얼굴의 사나이' 황정민을 하나 둘씩 벗겨보았다.

무비 레시피 재료 : 신세계, 끝과 시작, 전설의 주먹



신세계 : 박훈정 감독, 이정재, 황정민, 최민식 주연 (2월 21일 개봉)


경찰과 범죄조직 '골드문'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신세계'는 올 상반기 4백4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황정민은 '골드문'의 실세인 정청으로 등장한다. 그가 연기하는 정청이란 인물은 숙청 대상에 일말의 동정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냉혹하다.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너는 내 운명'과 '댄싱 퀸'에서 보여준 순박한 모습과 '사생결단', '부당거래'를 통해 풍겼던 카리스마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신인시절부터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그의 연기 노하우가 물씬 풍기는 영화다.



끝과 시작 : 민규동 감독,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주연(4월 4일 개봉)


조폭 역할처럼 섬세한 남자를 연기하는 황정민의 모습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 영화에서 그는 살아 숨 쉬는 인물이 아닌 연인들의 추억에서 피어오른 '이미지'로 등장한다. 세상을 떠났지만 자신을 사랑했던 두 여인(엄정화, 김효진)의 추억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 꿈틀거린다.

황정민은 '끝과 시작'에서 사랑과 인생, 그리고 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지난 2009년 발표된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장편으로 완성시킨 작품이다. 시적인 영상과 복잡한 이야기 구조 때문에 대중들에게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황정민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는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전설의 주먹 : 강우석 감독,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이요원 주연(4월 10일 개봉)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임덕규'는 세 편의 영화 중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가장 힘들게 연기해낸 캐릭터이기도 하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설의 주먹'은 고교시절, 주먹으로 일대를 평정한 세 명의 남자가 40대의 나이에 리얼 TV격투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임덕규는 고교시절 촉망받던 복서였지만 서울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40이 훌쩍 넘은 나이에 가진 것은 자그마한 국수집 하나와 외동딸이 전부다. 중년의 나이가 되도록 자신의 목표를 이뤄보지 못했던 그는 격투기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꿈꾼다.

이 영화를 위해 황정민은 한동안 술을 끊고 복근을 만들었다. 또한 격투 장면의 리얼리티를 위해 직접 얻어맞는 것도 감수했다. 촬영 내내 온몸은 상처투성이였다. 그러나 액션 연기마저 제대로 해내면서 마침내 '팔색조' 배우로 거듭났다. 개봉 1주 만에 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전설의 주먹'은 황정민의 필로그래피 중 최고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황정민 (C) 엑스포츠뉴스DB, 영화 신세계, 끝과 시작, 전설의 주먹 포스터]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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