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 세계적으로 자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보다 크게 사랑을 받는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를 압도했고 이러한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화 비수기인 봄, '7번방의 선물'은 천만 관객을 동원했고 베를린, 신세계, 런닝맨, 연애의 온도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 영화의 강세 속에 100만 돌파에 성공한 영화는 '웜 바디스'와 '지.아이.조2' 뿐이다.
상업영화는 지속적으로 성공하고 있지만 예술 작품의 아쉬움은 여전하다. 물론 올해 상반기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같은 '진정성'이 살아있는 영화가 등장한 점은 매우 반갑다. 그러나 작품성 높은 영화의 경연장인 칸영화제에 단 한 작품도 경쟁 부문에 올리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 열차'는 칸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 작업이 길어지면서 칸 출품을 포기했다. 유럽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 역시 신작 영화의 작업으로 이번 칸 영화제 도전을 접었다.
한국 영화가 침묵하는 사이, 일본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짚의 방패'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버지처럼 아들처럼'을 경쟁 부문에 진출시켰다. 중국은 거장 지아장커 감독의 신작 '티엔 주 딩'이 경쟁 부문에 올랐다. 이외에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도 '과거'로 칸영화제 초청장을 받았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선전하는 가운데 한국 영화는 아쉬움을 곱씹어야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올랐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렸다.
한국영화는 그동안 꾸준하게 칸영화제에 도전했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출연한 전도연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의 도전은 꾸준하게 진행됐지만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아직까지 수상하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국내 영화 시장을 장악하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부분과 동시에 작품성도 인정을 받아야 한국 영화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오는 5월15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66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단 한 작품도 올리지 못한 것은 2011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쾌거가 칸에서도 이루어지려면 전 세계 영화인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거장과 재능 있는 연출자들이 그들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도 시급하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제66회 칸영화제 공식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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