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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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LA 다저스에게 가장 필요한 점은?

기사입력 2007.12.13 12:28 / 기사수정 2007.12.13 12: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시카고 컵스는 가장 우승에 목말라 있는 팀이자 가장 열렬한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도 기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어 가장 고달픈 팬들이 되기에 안성맞춤인 팀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있습니다.

  이러한 컵스에 만만치 않은 팀 중 하나는 바로 LA 다저스입니다. 88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후에 지금까지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셔널리그 전통의 명문구단이자 서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거느린 팀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90년대 이후와 2000년을 넘은 최근에 와서도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고 투자한 돈에 비해 그리 재미를 못 보는 대표적인 팀으로 군림했습니다.

  특히나 내년 시즌은 박찬호의 귀환으로 한국 팬들에게 다시 관심을 얻어가는 터라 다저스의 행방이 궁금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전 뉴욕 양키스의 사령탑인 조 토레 감독을 데려온 것이 큰 이슈를 낳았었지만 그 후로는 그럴듯한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스토브리그 초반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영입이 들렸으며 그 다음엔 미겔 카브레라의 확보설도 공공연히 나돌았지만 현실로 이루어지진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름 있는 선수 영입이라고 알려진 것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터줏대감 중견수인 앤드류 존스를 데려온 것입니다.

  또한 카브레라를 비롯한 여러 대어들을 영입한데 실패한 다저스가 최근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일본의 히로시마 카프 에이스인 구로다 히로키의 영입입니다. 최근의 여러 정황을 보면 메츠를 제치고 다저스가 가장 유력하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는데 만약 그가 다저스에 합류한다면 선발 진입을 노리는 박찬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걸로 예상됩니다.

  이번 시즌을 평가한다면 개막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습니다. 무엇보다 내셔널리그에서 뉴욕 메츠 다음으로 많은 돈(1억 870만 달러)을 투자한 팀이었으며 전통적으로 약한 타선에 비해 선발과 불펜 진들이 강한 투수력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으뜸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빅 마켓의 대표적인 팀인 다저스는 두 스몰마켓의 팀들에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다저스의 발목을 잡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다름 아닌 콜로라도 로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습니다.

  변변치 못한 타선에 에이스인 브랜던 웹을 제외하면 그리 녹록하지 않은 선발진을 가진 애리조나는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또한 9월 중순부터 벌어진 로키스와의 운명적인 4연전에서 다저스는 전패를 당하고 맙니다. 이때부터 로키스는 기적 같은 연승 행진을 펼쳐가며 와일드카드 싸움의 최종적인 승자가 되고 리그 챔피언에까지 오르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연봉 규모와 애리조나나 콜로라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팬들과 언론들의 관심을 받던 다저스는 다른 팀들의 축제를 그저 지켜봐야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짜임새 없는 타선과 기대를 걸고 거액에 영입한 제이슨 슈미트가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하면서 팀의 균열이 발생한 점입니다. 팀의 대표적인 타자인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0.283에 그치는 부진한 시즌을 보냈으며 역시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루이스 곤살레스 역시 0.278리에 머물고 맙니다.

  그나마 3할 대를 넘기며 활약해준 제프 켄트가 있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중심타선은 시즌 중후반까지 다저스의 아킬레스건이었으며 비록 신인인 러셀 마틴과 맷 캠프 등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이들만으로는 고른 타선을 짜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선발진이 제 몫을 못해준 것은 다저스로선 가장 뼈아픈 점이었습니다. 3년간 470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를 제치고 제이슨 슈미트 영입에 성공한 다저스였지만 슈미트는 자신의 몸값에 대한 부응을 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부상이 원인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단 1승에 6경기 만에 시즌을 접은 슈미트는 입단 시 한몸에 받았던 팀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슈미트대신 팀의 에이스로 올라선 브래드 페니는 16승을 거두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데릭 로는 12승에 14패란 다소 평이한 성적을 거뒀지만 페니에 이어 가장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당초 다저스가 예상한 꿈의 선발라인인 제이슨 슈미트 - 데릭 로- 브래드 페니 - 랜디 울프 - 브렛 톰코의 환상적인 조합을 전혀 이루어내지 못했고 페니와 로를 뺀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냈습니다.

  타선과 선발진이 이렇게 기대에 못 미친 활약을 했으니 자연적으로 투자에 비해 손실이 불가피하게 따라왔습니다. 그나마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은 사이토 다카시는 39세이브에 1.4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9월 19일에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토드 헬튼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습니다.

  시즌 동안 알찬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게임을 놓쳐버린 점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었고 헬튼의 끝내기 홈런 이후로 다저스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즌 내내 노장들과 신인들이 뒤섞여 있었던 다저스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실패 후, 완전히 모래알 팀으로 전락해버리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현재 다저스로서는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보이고 있는 모래알과 같이 공중분해 된 팀을 다시 조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점입니다.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시절에도 이 팀은 내부에서 항상 불협화음이 나는 팀이었으며 그것이 박찬호가 복귀하는 현 시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조 토레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 장악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지금의 다저스라 여겨집니다. 약 팀들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강팀으로 성장한 것은 항상 그들만의 신뢰가 조직력으로 승화됐기 때문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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