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내일은 없다. 총력전이다."
13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 경기 전 한화 이글스 김성한 수석코치는 필승을 다짐했다. 11연패 기간 중 필승을 다짐하지 않은 날이 있겠느냐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날 패하면 2003년 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개막 이후 최다 연패 기록(12연패)과 타이였다. 김응룡 감독 부임 첫해부터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전날(12일) 1-6 패배로 김 감독의 개인 역대 최다 연패(10연패, 2004년 삼성)를 넘어선 상황이었기에,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었다.
1승이 문제였다. 내일은 없었다. 김 수석은 "비상시국이다. 총력전이다. 데니 바티스타를 제외한 투수 전원이 대기한다"고 말했다. 비장함이 느껴졌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와서 막는게 최선이다. 내일은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간식 릴레이도 이어졌다. 전날(12일) 이종범 코치가 선수단에 피자를 돌렸고, 주장 김태균은 선수단과 임직원에게 떡을 돌렸다. 정현석은 머리카락까지 모두 밀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패 탈출을 위한 노력은 그야말로 눈물겨웠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어떤 초강수도 통하지 않았다. 지난해 LG전에서 4승 평균자책점 1.78로 강했던 유창식은 1회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계속된 2사 3루 위기를 버텨내지 못하고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1회부터 0-2로 끌려갔다. 결국 유창식은 2회초 1사 2루 위기에서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LG 킬러'로 불리던 그는 1⅔이닝 만에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2회와 3회를 실점 없이 막아낸 송창식은 4회초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한화는 외국인선수 대나 이브랜드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11일 삼성전 이후 단 하루 휴식을 취한 이브랜드다. 그는 첫 상대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손주인과 박용택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점수는 0-4가 됐다. 오히려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공격에서도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4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는 정현석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추가점에는 실패했다. 1-4로 뒤진 5회말에는 1사 후 오재필, 오선진, 한상훈의 연속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중심타자 이대수와 김태균이 범타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였다. 6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폭투로 실점하며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흐름은 LG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한 번 넘어간 흐름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한화는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김선규-정현욱-임정우를 공략하지 못했다. 점수 차는 그대로였다. 9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오선진이 범타로 물러나며 1-5로 패배, 12연패가 확정됐다. 선수들의 삭발 투혼도, 간식 릴레이도, 투수 총동원에도 별다른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전구장을 찾은 10,259명의 팬들은 "나는 행복합니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라며 끝까지 응원을 보냈지만 결과는 슬펐다.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한화 김응룡 감독과 코칭스태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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