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데뷔무대였다.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10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팀 타선이 침묵하면서 0-3으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10개의 안타를 내주고도 단 1실점만 허용한 위기관리능력은 특히 돋보였다. 장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은 점도 눈에 띄었다.
류현진은 이날 총 80개의 공을 던졌다. 이 중 스트라이크는 55개였다. MLB.COM 홈페이지에 따르면 류현진은 최고 구속 92마일(약 148km) 직구(50개)에 체인지업(25개)과 커브(5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5개의 삼진을 잡아낼 때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로 사용했다.
4회 실점 과정에서는 직구와 커브가 높게 형성된 점이 아쉬웠다. 이는 곧바로 호아킨 아리아스의 중전 안타로 연결돼 첫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아쉬운 점은 또 있었다. 류현진은 6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질주하지 않았다. 체력안배를 생각해 그렇게 움직였지만, 성의 없는 경기를 한다는 현지 언론과 팬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은 류현진에게 "흥미로움과 불안감이 겹치는 첫 데뷔무대였을 것이다"라면서 "스프링캠프때만 해도 존재감이 다소 미미했던 류현진이 이번 경기를 통해 조금 더 영향력을 갖게 됐다"며 데뷔무대에서 보여준 당장의 결과보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점수를 적게 준 것에 위안을 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시범경기보다 더 집중하는 것 같았다. 잘 던져서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진 것은 상관하지 않고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표했다.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은 8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으로 예정돼 있다.
평소 두둑한 배짱의 소유자로 알려진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많이 긴장했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MLB 정식 데뷔무대는 떨리는 자리였다.
정규리그 데뷔무대에 집중됐던 기대와 우려만큼, 류현진에게는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앞으로 류현진이 걸어갈 수많은 길 중 첫 발걸음이 된 셈이다. 처음이었던 만큼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데뷔무대, 호된 신고식을 치러낸 만큼 이제는 실력으로 주위의 우려를 떨쳐내고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할 차례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 Gettyimages/멀티비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