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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틸] 본보기가 되는 '형님', 가네모토

기사입력 2007.12.28 02:19 / 기사수정 2007.12.28 02:19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지금은 막을 내렸지만 한때 '개그콘서트'에서는 '헬스 보이'라는 코너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3명의 개그맨이 나와 말 그대로 '무식하게' 몸을 가만두지 않으며 그 다음주에는 배에 '王' 자를 새겨 넣고 우람한 가슴 근육을 자랑하는 등 엄청난 몸 관리를 보여주었지요.

필자는 '헬스 보이'를 보면서 이 선수를 떠올렸습니다. 엄청난 트레이닝으로 '육체개조 작업'-성형이 아닙니다-을 자랑하는 한신 타이거스의 주포 가네모토 도모아키(39. 사진)입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에게 '아니키(형님)'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는 가네모토는 27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위치한 한신 구단 사무실에서 연봉 5억 5천만 엔(한화 약 45억 2천만 원, 옵션 별도)에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현역 선수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습니다.

'몸짱' 되고 '스타' 반열까지

올 시즌 가네모토는 6월 좌측 무릎 반월판이 손상되는 부상을 겪는 곡절을 겪으며 .265 31홈런 95타점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2003년 한신으로 이적한 이후 최저 타율을 기록하긴 했습니다만 여전한 파워를 과시했죠.

지난 10월 무릎 수술을 받은 가네모토는 "무릎 상태는 60% 정도 회복되었다. 다음 시즌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대활약을 펼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습니다. 가네모토는 통산 2000안타에 단 13개를 남겨두고 있으며 통산 400홈런에도 6개만을 남겨두고 있어 한신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가네모토는 대단한 자기관리를 자랑하며 선수생활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는 타자입니다. 특히, 그는 나이가 들수록 완숙한 기량과 배팅 파워를 과시하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토호쿠 복지대학의 주포로 활약하다 1991년 드래프트 4위로 히로시마 카프의 지명을 받은 가네모토는 입단 후 2년간은 활약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타격은 둘째치고 수비가 거의 안 되던 수준이라 1군에 쉽게 올릴 수 없었던 거죠.

수비가 약했던 가네모토는 자신보다 어린 마에다 도모히로(36. 히로시마), 에토 아키라(37. 세이부 라이온스)가 자신을 앞서 나가자 엄청난 연습에 돌입합니다. 특히,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며 '육체개조'에 들어섰죠. 물론, '헬스 보이'처럼 사람을 아령 삼아 들어올리진 않았습니다.

가네모토는 훈련을 연속한 끝에 1995년 '몸짱' 등극과 함께 '주전 입성'의 영광을 이뤘습니다. 거기에 .274 24홈런 67타점의 뛰어난 성적으로 센트럴리그 베스트 9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후, 가네모토는 부진에 빠졌던 1998' 시즌을 제외하고는 승승장구하며 마에다-오가타 코이치(39. 히로시마)와 함께 '일본판 빅 레드 머신'을 구축하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특히, 2000년에는 역대 7번째로 3할-30홈런-30도루(.315-30홈런-30도루)의 기록을 작성하며 '최고의 호타준족'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후배에게 본보기가 되다

2002' 시즌을 .274 29홈런 84타점의 성적으로 마친 가네모토는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취득한 뒤, 고민 끝에 히로시마 구단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자신의 FA 계약에 대해 협상을 하기 위해서였죠.

가네모토는 "2002년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연봉이 깎여도 좋다. 다만, FA 재 계약금을 100만 엔이라도 받아도 좋으니 지불해주길 바란다. 히로시마 후배들을 위해서 내가 그 전례가 되고 싶다. 후배들이 보장받는 길을 만들고 싶다."라며 구단에 자신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연봉 대폭 상승을 우려했던 히로시마 구단은 가네모토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일찌감치 철수했습니다. 당시 감독이었던 야마모토 코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결국, 가네모토는 호시노 센이치 당시 한신 감독의 협박(?)성 구애를 받아들여 한신으로 이적했습니다.

가네모토는 한신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신은 내게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원했다. 높은 평가를 내려줘 감사한다. 진짜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죠. 이후, 그의 포부는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가네모토는 2003년 .289 19홈런 78타점을 기록,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오카 마코토(33. 한신)-조지 아리아스(36.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잇는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고 한신의 리그 우승에도 기여했습니다.

가네모토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 것은 '육체개조 작업'만이 아닙니다. 가네모토는 잔 부상을 안고도 경기 출장을 강행하며 팀에 공헌하고자 노력했고 이 의지는 팀 후배인 이마오카와 아카호시 노리히로(31. 한신)에게 큰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가네모토의 몸 관리가 100%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연습 후 동료와 함께 가볍게 담배를 태우기도 하며 술도 가볍게 한 잔 걸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의 공백을 강인한 프로 정신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상쇄하고 있지요. 그의 빠른 배트 스피드는 엄청난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습니다.


한국 야구계에도 가네모토와 비슷한 타자가 있지요. 바로 양준혁(38. 삼성 라이온즈)입니다. 둘 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파괴력을 자랑하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결혼 여부 정도에 그치겠죠.

지난 시즌 한 스포츠 연구 기관은 "가네모토는 50세까지도 선수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체력을 갖추고 있다."라는 결과를 내놓아 일본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실제로 가네모토가 반백의 나이에까지 뛸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그만큼 자기관리가 대단하다는 반증입니다.

다른 스타 선수들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생각하거나 이미 은퇴해버린 시점에서 더 큰 기록을 향해 달려가는 가네모토. 지금도 '육체개조'에 땀을 흘리고 있는 그의 2008년이 기대됩니다.

<사진=www.aniki-mi6.com>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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