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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 ④ 롯데] 굿바이 '노 피어', 이제는 '투수 왕국'

기사입력 2013.03.29 13:57 / 기사수정 2013.03.29 13:57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4년 연속 8위'라는 불명예 기록은 어느새 추억이 됐다. 롯데는 2008년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야구'의 변수에서 상수로 자리 잡았다. 영광의 시기를 이끈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후 달라진 팀 컬러는 김시진 감독의 부임으로 인해 '투수의 야구'로 정착할 전망이다.

▲ 중심 타순 재구성

2007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선임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뒤 양승호 감독이 롯데의 선장을 맡았다. 팀 색깔도 크게 달라졌다.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가 '노 피어'로 대표되는 공격적인 야구였다면 양승호 감독의 야구는 적은 실책과 실점을 우선시하는 야구였다.

그렇다면 새 사령탑 김시진 감독은 어떨까. 김시진 감독은 지난해 넥센을 지휘하며 박병호와 강정호라는 두 명의 20홈런-20도루 선수를 배출했다. 지난 시즌 넥센이 성공한 희생번트는 92개, 8개 구단 가운데 뒤에서 3번째로 적은 횟수였다. 그만큼 선수를 믿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롯데에 박병호와 강정호가 없다는 점이다. 이대호, 홍성흔 등이 거쳐간 롯데의 4번 타자는 강민호가 책임진다. 김시진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 전준우를 4번에, 황재균을 1번에 투입하며 가능성을 엿봤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에서는 전준우를 1번에, 강민호는 4번에 투입했다. 올 시즌 롯데는 손아섭-강민호-장성호로 중심타선을 꾸린다. 주전 포수 역할을 수행하는 강민호의 체력 관리와 장성호의 부활이 중요해졌다.

▲ '노 피어'는 추억으로, 감독의 선택은 '번트'

롯데의 문제는 4번 타자만이 아니다. 11차례 시범경기에서 31득점을 올리는 데 그친 전반적인 타격 부진을 해결해야 한다. 롯데는 이미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득점 최하위(3.83득점)를 기록했다. 여기에 김주찬과 홍성흔이 빠져나갔다. 두 선수는 최근 3년간 평균 타율 3할 4리를 기록했다. 거기에 김주찬은 같은 기간 122개(65개-25개-32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상대 내야 수비를 흔드는 데 일조했다. 롯데로서는 두 선수의 이적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시진 감독은 타격 공백의 해결책으로 '번트'를 들고 나왔다. 시범경기부터 희생번트 8개(경기당 평균 0.73개,리그 1위)를 성공시키며 경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이제 '노 피어'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로이스터 감독 재임 기간 롯데가 2008시즌 62개(평균 0.49개, 5위), 2009시즌 60개(평균 0.45개, 6위), 2010년 60개(평균 0.45개, 7위)의 희생번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대량득점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경기의 긴장감은 높아질 것이다.

시범경기 초반 보여준 수비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을 찾았다. 첫 3경기에서 무려 7개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나머지 8경기에서는 4개의 실책만을 기록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기혁과 2루수로 수비위치를 변경한 문규현의 경기 감각이 돌아온 덕분이다. 주전 3루수인 황재균이 3개의 실책을 범한 것은 옥에 티로 남는다.
  


▲ 목표는 '투수 왕국'

홍성흔과 김주찬이 FA로 이적하면서 롯데는 투수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보상 선수 영입을 통해 타선 보강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김승회와 홍성민, 두 명의 투수를 데려왔다. 클린업 트리오의 해체가 가져온 효과다. 

시범경기 결과를 생각하면 롯데의 계산이 들어맞는 분위기다. 롯데가 시범경기에서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은 2.34, 9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시즌 20승을 합작한 송승준과 유먼이 건재한 상황, 새롭게 팀에 합류한 옥스프링과 김승회가 선발진에 힘을 보탠다. 재활 중인 조정훈과 이용훈이 돌아온다면 질과 양, 양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구원 투수로 나설 이명우와 강영식, 김성배, 최대성, 정대현은 시범경기 기간 중 18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 0.0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양떼 야구'는 올 시즌에도 건재하다. 하지만 김사율이 21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은 아쉽다.

한편 롯데는 올 시즌 신생팀 NC와 '부산-경남'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범경기에서는 '아우' NC를 상대로 2전 2패를 떠안았지만 '자존심'을 운운하기는 이르다. 아직 16차례의 맞대결이 남아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강민호, 정대현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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