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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허준', 배우들 열연 빛났지만 '기대 반 우려 반'

기사입력 2013.03.19 06:09 / 기사수정 2013.03.19 09:33



▲ 구암허준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구암허준'이 아역과 중년 배우들의 열연으로 120부작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시작된 MBC 특별기획드라마 '구암허준' 1회에서는 아버지 허륜(최상훈 분)과 관노비인 어머니 손 씨(고두심) 사이에서 서자로 태어나 주위의 무시를 받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처럼 훌륭한 군관이 되겠다는 꿈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허준(강한별)의 어린시절이 담겼다.

어린 허준은 꿋꿋하고 밝은 캐릭터로 표현됐다. 신분차별이 극에 달했던 시대상황 속에서 허준은 정실부인 장씨(김혜정)와 형 허석(강이석)에게 멸시를 받았지만 천한 신분의 동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같이 어울리는 등 착한 심성을 뽐냈다.

장씨의 방해로 아버지 허륜의 생일잔치에 참석하지 못한 허준은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지만, 힘들게 자신을 키우는 어머니 손씨(고두심)에게 "아버지처럼 훌륭한 장수가 돼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겠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훗날 의술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허준의 심성과 향후 신분의 굴레를 극복하고 결국 어의로서 성공하게 될 날들을 간접적으로 암시한 장면이었다.

방송 말미에는 허준이 형의 심술로 인해 맨몸으로 추위를 버티다 쓰러져 임미현(김소연)의 집에서 눈을 뜨는 모습이 전파를 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모았다.

아직 성인 배우들이 본격적으로 투입되지 않은 가운데 MBC '더킹 투하츠'(2012)에서 당찬 이재하(이승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강한별은 아역 배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고두심, 김혜정 등 중년 배우들도 묵직하게 흘러가야 하는 사극의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줬다. 특히 고두심은 어린 허준의 어머니 역할을 맡기에 나이가 다소 많지 않냐는 일각의 걱정을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로 말끔히 날려버렸다.

무엇보다 짧은 방영 시간 속 군더더기를 뺀 깔끔한 전개로 허준의 아픔과 한을 함축적으로 담아내 지루한 틈을 없앴다. 단, 30분이라는 짤막한 시간에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 회 흡입력 있는 연출과 구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반면, 우려도 있다. 1975년 드라마 '집념', 1976년 영화 '집념', 1991년 드라마 '동의보감', 1999년 드라마 '허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재탄생한 '구암허준'은 사극으로는 생소하게 일일극으로 편성됐다.

문제는 월, 화요일 오후 9시, 10시대 드라마 모두 사극이라는 점이다. 현재 월화드라마로는 '마의'가 방영 중이며 후속작 역시 이승기 수지 주연의 사극 '구가의서'가 기다리고 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연달아 사극을 보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편성이 향후 성공의 열쇠가 될지, 아니면 자충수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1999년 방영된 전광렬 주연의 '허준'이 방송 당시 평균 시청률 53%(닐슨 수도권 기준), 최고 시청률 64.2%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 역시 약이자 독으로 작용하게 됐다. 1975년 '집념'에서 허준 역을 맡았던 故김무생에 이어 아들 김주혁이 허준을 연기한다는 점을 앞세워 초반 화제를 불러모을 수는 있겠지만 전작들의 벽을 넘는 건 녹록치 않은 도전이 될 터다.

결국 김주혁, 박진희, 남궁민 등 새로운 배우들이 얼만큼 전작의 색채를 지우고 기존 배우와 차별화되는 개성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전작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있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타이틀롤 김주혁이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1999년 '허준' 속 전광렬의 색채를 지울 수 있느냐가 큰 과제로 남아있다.

이 밖에 실제 20세 나이 차가 나는 김주혁과 박은빈(다희 역)이 얼 만큼 자연스럽게 부부 연기를 선보일지에 대해서도 기대와 염려가 공존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구암허준 ⓒ MBC 방송화면, 포스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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