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지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김현지의 진심이 통했다.
8일 방송된 Mnet '보이스 코리아2'에서 참가자 김현지는 중성적인 보이스로 리쌍의 'Rush'를 열창, 좌중을 휘어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김현지는 "너무 무대에 서고 싶었다. '보이스코리아'에서 제대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간절함을 드러냈고 백지영은 이에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김현지는 지난 2009년 8월 방송된 '슈퍼스타K1' 출연 당시 가수 이소라의 '믿음'을 불러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탈락했다. 당시 심사위원 양현석은 "정말 잘하는데 오히려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게 마이너스가 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심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포털사이트에서는 김현지에 대한 온라인 구명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프로페셔널해 보였던 김현지는 진짜 프로가 됐다. 2010년 12월 음반 '에브리싱(everything)'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또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같은 달 25일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음반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오디션 탈락의 아픔을 달래며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하지만 김현지는 '보이스코리아2'에 재등장했고 "예선에서 탈락하고 나서 회사와 계약했는데 앨범이 잘되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 못 나서겠고 무대 앞에서 공포가 밀려왔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음악인이 무대 공포증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망선고라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김현지는 음악 자체를 즐기지 못한 채 우울증에 걸렸고 주위 사람들은 "노래 안 하고 뭐하냐"라는 비아냥 섞인 말투에 상처를 받았다. 인생의 전부였던 음악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역으로 날아왔다.
슬럼프에 빠졌던 그녀에게 희망은 그래도 음악뿐이었고 무대 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보이스코리아2'에 도전했다. 그녀는 "너무나 노래가, 무대가 그리웠다. 잘 때도 꿈속에서 노래만 불렀다. 그래서 '보이스코리아2'에 지원했다"는 가슴 뭉클한 사연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현지가 선곡한 리쌍의 'Rush'는 그녀의 심정을 대변한다. '지나간 날은 모두 뒤로 다가올 날을 향해' '준비된 손은 이제 위로 다가올 날을 향해' '이 작은 마이크 하나로 흔들리는 날 지킬 수 있기에 언제나 맞이할 수 있는 많은 기회 작은 행복이 내게 가르쳐준 삶의 지혜' 등 이 곡의 가사는 김현지를 반영하고 압축해주고 있다. 김현지 역시 '희망의 찬가'를 맛깔나게 부르며 결국 길 코치팀에 합류했다.
무대 위 열정과 진정성 있는 목소리, 자신의 심경을 대변해주는 가사 등 3박자가 절묘하게 조합돼 심사위원들이 연습생·무명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슈퍼스타K1'에서는 틈이 없었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독이 됐다면 '보이스코리아2'에서는 무대에 대한 간절함으로 향수를 자극한 것이 통했다.
물론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고 눈물을 흘려 감정에 호소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사연을 무대 위에서 호소해내는 실력과 공감을 형성하는 힘을 보여줬다. 김현지가 음악에 대한 두려움을 경외심으로 바꿔낼지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김현지 ⓒ 엠넷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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