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디오스타 낸시랭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매력을 꼽자면 솔직함이다. 가식적인 웃음이 아닌 게스트들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함 말이다. 솔직함도 도가 지나치면 무례함이 된다지만, '라디오스타'에는 이 무례함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다.
이런 '라디오스타'의 저력은 27일 방송된 '희한한 사람들' 특집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게스트인 방송인 샘 해밍턴과 팝 아티스트 낸시 랭, UV 뮤지, 인피니트 성규는 등장부터 가장행렬을 연상케 하는 4차원적 매력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중 가장 '희한한' 매력을 보여준 이는 홍일점 낸시랭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고양이 코코샤넬을 어깨에 올려놓고 등장한 낸시랭은 쇳소리를 내며 스튜디오를 휘젓고 다니는가 하면, 계사년을 기념해 MC들의 몸을 콕콕 찌르는 뱀춤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 "어렸을 때 사방의 모든 벽을 크레파스로 칠했었다. 부모님께 '침대와 함께 저 우주로 날아가고 싶었다'라고 설명해도 혼내지 않으셨다. 벽지를 갈아주시면 다시 칠했다", "혼자 샤워하다 신에게 '큐티 섹시 키티'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으며 시종일관 독특한 아트관을 뽐냈다. 함께 출연한 샘 해밍턴에게는 'Nerd(너드: 얼간이)'같다며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그녀만의 트레이드마크인 당당함도 잊지 않았다. 낸시랭은 "한 온라인 토론 프로그램에서 'SNS를 통한 연예인의 사회 참여는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백만 안티들이 팬으로 바뀌었다"고 자신있어했고 '꼭 해보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냐'는 질문에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알몸으로 전력질주 하고 싶다"는 특이한 소망을 밝혔다.
'평범한' 보통의 여자 연예인들은 토크쇼에서 말을 아끼고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다. 적당한 신비주의가 필요한 연예인이나 방송인으로서 지나친 솔직함이 자칫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낸시랭은 2012 SBS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의 '꽈당' 퍼포먼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비키니를 입고 선보인 투표독려 퍼포먼스 등 그간의 남다른 이력이 무색하지 않게 여느 여자 연예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낸시랭은 그동안 대중매체를 통해 유달리 외적인 면만 부각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희한한 사람들' 편을 통해 솔직한 토크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비호감 이미지에 가려졌던 자신만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노출녀'나 '4차원녀'라는 이미지도 애써 부인하거나 지우려하지 않았다.
물론 '라디오스타'였기에 낸시랭의 매력이 더욱 빛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 말, 안 할 말 다 해도 용인되는 '라디오스타'는 각기 다른 게스트들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강점이 있다. 게스트들이 당황해하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모습은 보는 내내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든다.
낸시랭의 내숭 없는 모습에 '쉴' 틈을 주지 않는 네 MC들이 한데 어우러졌으며, 이들의 대화는 '라디오스타'의 트레이드마크인 CG와 자막, MC들의 개그와 맞물려 웃음을 유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특히 MC들의 어깨에 통닭, 으악새, 최우수상 트로피, 바비인형 등을 올려놓고 게스트 맞춤 토크쇼를 진행하는 센스는 '라디오스타'에만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라디오 스타'는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일지언정 게스트들이 자신을 가식적으로 포장하거나 작품 홍보에만 급급해하지 않도록 만든다. 토크쇼가 꼭 무겁고 고급스러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디오스타'만의 솔직하고 편안한 매력은 그 자체로 진정성을 발휘한다.
'라디오스타'에는 톱스타가 출연하지 않아도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B급스타이거나 비호감 이미지의 연예인들도 호감으로 만드는 저력, 이것이 '라디오스타'가 6년여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일테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라디오스타 낸시랭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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