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PD수첩'이 故 조성민의 누나 조성미씨와의 독점 인터뷰를 공개한다.
26일 방송되는 'PD수첩'에서는 급증하는 자살률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지 그 실태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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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하루 평균 4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33.5명(2010년 기준)으로 OECD 평균보다 2.6배나 더 많다. 더 큰 문제는 자살 고위험군이 250여 만 명, 다시 말해 국민의 5%가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남겨진 유서에는 절망적인 사회를 원망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반면 살고 싶다는 구조의 메시지가 얼마나 외면당했는지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1월 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최진실 씨의 전 남편이자 전직 야구선수 조성민의 사망 이후를 비롯해 남겨진 가족인 누나 조성미 씨와의 독점 인터뷰가 전파를 탄다.
지난 10여 년 동안 말 못할 아픔으로 동생을 지켜봤던 조성미 씨는 "힘든 마음도 알고 괴로운 마음도 안다. 하지만 본인 하나 죽는 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남아 있는 사람의 고통은 본인이 죽기 전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더 하다"고 밝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송에 출연하겠다고 밝힌 조성미 씨를 통해 남겨진 가족이 얼마나 큰 슬픔을 겪고 있는지, 자살 사망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이 유가족에게 어떠한 고통을 주고 있는지를 전한다.
자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조명한다. 아수라장이 돼버린 시내 중심부의 자살 현장, 한 사람의 선택이 가져온 파괴의 현장을 취재한 것.
제작진이 입수한 동영상에는 대낮에 서울 강남 한 가운데에서 일어난 버스 투신자살 장면이 담겨있었다. 인파 사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망자는 수많은 목격자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취재결과 사고 당시 버스를 운전했던 기사는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사고 이후 일자리까지 잃게 되었다. 사망사고를 낸 운전기사라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투신 자살을 목격한 버스 운전기사는 "나는 사람을 죽였고 이 고통을 평생 가슴 속에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자살하려는 심리가 외부로 향하게 돼 범죄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해외와 차별되는 국내 자살의 형태 중 가장 명확한 특징은 일가족이 함께 세상을 등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동반자살사건의 56%가 친족 살해 후 자살이다(전남대학교지역개발연구소).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은 명확한 범죄라고 규정한다. 어긋난 한국식 가족주의가 한 개인이 친족을 살해한 후 자살하는 범죄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한 가족 안에서 죽음과 생존의 열망이 교차했던 비극적 상황과 '친족 살해 후 자살'이 주는 파괴의 메시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전주 일가족 살인사건 용의자 둘째 아들 A씨는 "'부모와 형을 죽이고 본인도 같이 따라서 죽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같이 죽으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고 전했다.
당시 일가족 3명이 한꺼번에 죽은 사건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런데 범인이 둘째 아들로 밝혀지자, 충격은 공포로 바뀌었다. 둘째 아들, 그는 왜 가족을 살해하고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했는가. 제작진은 국내외 최고의 범죄심리분석가들을 만나 피의자가 지속적으로 보낸 범죄의 전조증상을 밝혀냈다.
그동안 미궁에 빠져있는 범죄 원인이 밝혀지자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한 사람의 자살결심으로부터 시작된 돌이킬 수 없는 한 가족의 비극적 상황을 취재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한 범죄심리학자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는 것보다 자기가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 자기가 스스로 자살을 하는 것이다. 이것 가지고도 분이 안 가라앉아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잘 만들어진 다른 사람의 블록을 향해 공격을 하게 되면 무차별범죄로 연결되나"고 설명했다.
한 유서분석전문가는 그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증언한다. 전문가는 자살직전까지 생의 의지를 가지기 위해 절규했던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유서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또한 자살심리가 내부에서 외부로 표출되고 자살의 형태 또한 개인에서 사회로 증폭되는 현실에서 아직도 자살의 원인과 대책을 개인의 병리적 현상과 치료로만 국한시키는 우리 사회 자살 인식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취재했다.
26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PD수첩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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