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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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프라미스', 軍 뮤지컬이 고루하다는 편견은 버려라

기사입력 2013.02.24 13:33 / 기사수정 2013.11.18 18:22



▲ 프라미스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끝이 없는 어둠 오지 않는 새벽, 우린 끝도 없이 빛을 찾아 싸운다. 멈출 순 없다. 돌아갈 수 없다. 오늘이 우리 마지막이라 해도."

'군(軍) 뮤지컬'이 고루하다는 편견은 이제 넣어두어도 될 듯하다.

1950년, 치열했던 6.25 전쟁을 배경으로 7명의 전우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The Promise(프라미스)'는 군대와 전쟁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 따분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현역 장병들이 참여하는 이 작품은 북한군의 급습 남침부터 개성-문산 전투, 화령장 전투에 이어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불리는 다부동 전투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함께 한 7명의 전우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국군 용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자는 기획의도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단순히 6.25전쟁이라는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거나 전쟁의 긴박함을 묘사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7명의 용사들의 사연을 하나씩 짜임새 있게 풀어나감으로써 무대를 넘어 관객들에게 당시 참전 용사들의 감정을 이입시킨다.



'프라미스'는 할리우드식의 전쟁 영화처럼 스케일과 물량이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때로는 극적이게 휴머니즘을 내세우며 정전 60주년의 의의를 설명, 국방부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넘는데 성공했다.

극중 지훈(지현우 분), 상진(김무열), 전하사(박선우), 달호(윤학), 미스김(이특), 이선생(이현), 무전병(배승길)은 '군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앞서 남들처럼 꿈과 희망을 갖고 있는 평범한 청년들이다.

7인이 대변하는 6.25 참전 용사들은 당시 청춘을 국가에 헌납하고 목숨을 담보로 전쟁터에 나갔다. '프라미스'는 이들이 느꼈을 고통과 불안감을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군무와 춤, 음악을 통해 용사들의 넋과 희생정신을 녹여냈다.

악극단 스타 출신 달호는 전쟁이 끝난 뒤 다시 배우가 되는 소망을 품고 있고, 여성스러운 성격 때문에 미스김이라 불리는 덕출은 가족과 다시 조우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상진과 이선생도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전쟁에 참여했다.

소중한 사람과 추억을 가슴에 묻고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적들과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애국심이 쇠퇴하고 개인주의가 심화된 요즘 세태를 다시 돌이켜보게끔 한다. 육중한 계몽적 메시지를 담았음에도 완성도 높은 연출을 통해 고리타분한 계몽 영화에서 벗어나 남녀노소에게 의미 있게 다가간다.



혹독한 연습의 과정을 겪은 배우들의 열연도 주목할 만하다. 군 복무 중인 배우들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누구하나 연기력이 빠지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군인에서 용감한 군인으로 거듭난 김지훈 중위 역의 지현우와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가슴 속에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강상진 중사 역의 김무열은 시종 무게감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성스러운 미스김에 빙의한 이특은 진지와 코믹 사이를 오가며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학, 이현, 박선우, 김호영, 배승길 역시 개성있는 연기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무대 세트는 화려함과 웅장한 면은 다소 떨어지지만, 음울하고 황량한 전쟁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몫을 한다. 30여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빈틈없는 칼군무와 애절한 선율도 볼거리를 더한다.

'프라미스'는 2월 15일부터 3월 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앵콜 공연 중이다. 오는 3월 21일부터 3월 24일까지 대구공연이 예정돼 있다. 140분. 문의=1544-1555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프라미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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