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주말은 이른바 축구 대목이다. 특히 '축구의 중심' 유럽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는 해외파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축구팬과 또 다른 목적으로 밤 새며 TV를 지켜보는 이들의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유럽파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선수별로 그 의미를 짚어봤다.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낼까' ㅣ 박지성(QPR 0-0 노리치 시티)
퀸스파크레인저스(QPR)는 2일(이하 한국시간) 로프터스로드에서 열린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노리치 시티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지난 1일 끝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 저메인 제나스와 왼쪽 날개 안드로스 타운센드를 데려왔다. 모두 박지성의 잠재적 경쟁자들이다. 이날 타운센드는 선발 출전, 제나스는 교체 출전하며 벤치에 머문 박지성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상대는 최근 7경기에서 2무 5패로 부진한 노리치 시티였고 QPR 입장에서 해볼 만 했기에 홈에서 무조건 이기는 결과를 내야 했다. 기회조차 없었던 박지성과 무승부를 거둬 강등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QPR 모두에게 아쉬운 경기였다.
'투지 넘치는 수비' ㅣ 기성용(웨스트햄 1-0 스완지)
기성용은 3일 런던 업튼파크에서 벌어진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 웨스트햄을 상대로 선발 출격했다. 기성용은 풀타임 활약했지만 스완지는 0-1 패배를 당했다. 이날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주로 수비에 치중하며 경기를 조율했다. 후반 35분에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려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기성용은 그동안 의문이 제기됐던 수비력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 압박을 가했고 상대의 골 찬스를 무산시키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 "부정적인 반칙을 몇 차례 했다(Some cynical fouls)"는 평가와 함께 평점 5를 부여했다. 기성용이 후반 8분 웨스트햄의 역습을 반칙으로 끊긴 했지만 카드를 받지 않았고 위험 상황을 사전에 차단한 영리한 플레이였다.
'친정팀에 무언 시위' ㅣ 구자철(볼프스부르크 1-1 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은 2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구자철은 시즌 1호 도움을 올리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이외에도 구자철은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비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후반 17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가 구자철의 팔을 잡아 저지했다. 파울이 선언되지 않자 구자철은 이에 항의하며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 '빌트'는 구자철에게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최고 평점인 3(최고 평점 1)을 줬다. 친정팀에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며 무언 시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부화' ㅣ 지동원(볼프스부르크 1-1 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은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42분 교체됐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입지는 다졌지만 앞서 2경기보다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지동원은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무리한 돌파와 반박자 늦은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기도 했다. 지난 2경기에서 팀내 가장 많은 활동량을 기록한 탓인지 후반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빌트'는 지동원에게 저조한 평점인 4를 부여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 합류 후 짜임새 있는 공격 전개와 더불어 1승 2무를 기록하며 경기력과 결과 모두 잡고 있다.
'상승세, 대표팀에서도?' ㅣ 손흥민(함부르크 0-2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는 3일(한국시간) 임테흐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 분데스리가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에 0-2로 졌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양 측면을 오가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슈팅도 5차례 시도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손흥민의 움직임과 볼키핑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는 돋보였다. 후반 17분 자신의 슈팅이 빗나가자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듯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오는 6일 크로아티아와 A매치를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측면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겨 절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의 그동안 대표팀내 미비했던 존재감 확립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골가뭄에 시달려'ㅣ 박주영(오사수나 1-0 셀타비고)
셀타비고는 3일 스페인 팜플로나의 에스타디오 엘 사다르에서 열린 2012-13시즌 프리메라리가 22라운드 오사수나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박주영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다. 박주영은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기회를 창출하려 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다. 단조로운 돌파와 부정확한 슈팅은 아쉬웠고 후반 40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시도한 프리킥은 허무하게 날렸다. 박주영은 지난해 11월 30일 터뜨린 시즌 3호골 이후 골가뭄에 빠져있고 셀타비고 역시 이날 패배로 강등권인 18위로 떨어졌다. 이날 무기력했던 셀타비고와 박주영 모두 더 큰 분발이 필요하다.
[사진 = 구자철 ⓒ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