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주말은 이른바 축구 대목이다. 특히 '축구의 중심' 유럽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는 해외파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축구팬과 또 다른 목적으로 밤 새며 TV를 지켜보는 이들의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유럽파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선수별로 그 의미를 짚어봤다.
'사면초가' ㅣ 박지성(QPR 2-4 MK 돈스)
퀸스파크레인저스(QPR)는 27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로프터스로드에서 열린 2012-13시즌 FA컵 4라운드(32강)에서 MK돈스에 2-4로 패했다.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지만 패배를 막지 못하고 후반 22분 바비 자모라와 교체됐다. 이날 경기에서 QPR은 자책골과 수비 실수, 문전 혼전 상황에서 실점을 내줬다. 졸전의 내용을 반영하듯 홈팬들은 박지성이 교체돼 나갈 때 야유를 퍼부었다. 레드냅 감독도 박지성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거스 히딩크와 알렉스 퍼거슨 등 소속팀 감독의 신임을 받던 박지성에게 레드냅 감독의 이러한 반응은 분명 익숙치는 않다. QPR에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그에게 여러모로 가혹한 겨울이다.
'아쉬운 결정력' ㅣ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0-0 샬케04)
아우크스부르크는 26일 홈구장인 SGL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9라운드 샬케04와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구자철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구자철은 전반 20분 문전에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골문을 넘겼고 26분에는 왼발 슈팅마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또 구자철은 경기 조율 능력과 활발한 공간 침투를 선보였다. 독일 지역지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는 구자철에 팀 내 최고 평점인 2점을 부여하며 "장시간에 걸쳐 가장 눈에 띄는 미드필더였다"며 "지금보다 조금 더 효과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 모든 게 완벽할 것"이라며 호평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몇 차례 기회를 놓쳤다"며 결정력을 꼬집었다.
'무난한 홈 데뷔전' ㅣ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0-0 샬케04)
지동원은 샬케04와의 경기에 선발출전해 88분을 소화했다. 지동원은 팀내 최고 활동량인 11.43㎞을 뛰며 중앙과 측면을 부지런히 오갔다. 지동원은 전반 5분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날렸고 40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으나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몇차례 원터치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가속했다. 현지 언론은 동료 구자철과 달리 지동원에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최소한 지난 뒤셀도르프전이 훨씬 나았다"며 박한 평가를 했지만 경기 내내 독기를 품은 지동원은 분명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북 치고 장구 치고' ㅣ 손흥민(함부르크 3-2 베르더 브레멘)
손흥민은 27일 임테크 아레나서 벌어진 베르더 브레멘과의 2012-13시즌 분데스리가 19라운드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시즌 7호골과 팀이 넣은 세 골에 모두 관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 처진 스트라이커로서 2선에 나와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고 수비에도 가담하며 현지 언론이 선정한 '경기 최고의 선수'(MOM)로 꼽혔다. 득점뿐만 아니라 공격 시 오버래핑하는 동료에게 전달되는 정확한 패스는 손흥민의 무기이자 함부르크 공격의 젖줄이 됐다. 빅클럽의 구애를 받는 손흥민의 진가가 확인된 경기였다.
'퇴장 변수에 울다'ㅣ 박주영(셀타비고 1-1 레알 소시에다드)
박주영은 27일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1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17분까지 6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주영은 세 경기만에 선발 출전이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을 지원했고 공중볼 경합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셀타비고는 박주영이 포진한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박주영은 후반 5분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비 강화를 노린 파코 에레라 감독의 뜻에 따라 교체됐다. 의욕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박주영은 뜻밖의 악재를 겪었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고전 끝에 비긴 셀타 비고도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사진 = 손흥민 ⓒ 함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