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김형민 기자] 스완지 시티가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102년만에 누리는 감격이다. 1912년 창단 후 첫 컵대회 우승 도전 실현에 리버티 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자격이 있었다. 스완지는 승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곳곳에 드라마가 연출됐다. 선수들의 투혼 릴레이가 이어졌다. 예기치 못한 볼보이 폭행으로 일측즉발의 상황까지 연출됐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쉼없이 뛰었다. 동료 선수의 투혼에, 팬이나 다름없는 볼보이가 당한 사고로 마음 속엔 첼시를 꺾어야 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스완지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캐피탈원컵' 4강 2차전에서 첼시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1,2차전 도합 2-0 완승, 스완지는 결국 결승무대에 안착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1차전보다도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도를 넘어섰다. 갈 길 바쁜 첼시 선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첼시의 조급증은 가장 먼저 기성용에 해를 끼쳤다. 전반 37분이었다. 하미레스가 거친 태클로 기성용을 부상 입혔다. 태클을 미처 피하지 못한 기성용은 발목이 접질러 고통을 호소했다. 경고는 없었다. 선수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더 이상 그라운드를 뛰기란 무리일 듯 보였다.
하지만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의 사정을 우려했다. 아우구스틴의 부상 공백 등으로 인해 마땅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이 없었던 스완지였다. 기성용의 역할을 대신할 대체자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성용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투혼이 발휘됐다. 기성용은 공수를 넘나들며 이후부터 더욱 좋은 모습을 보였다. 후반 중반까지 수비에 힘쓰던 기성용은 후반 말미엔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꿔 역습에 날카로움을 더하기도 했다. 잇다른 킬패스들은 좋은 득점찬스로 연결되기도 했다.
두번째 피해자는 레온 브리튼이었다. 브리튼은 후반 초반 머리 부상을 당했다. 이외에도 다리까지 타박상을 입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뎀바 바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당한 부상이었다.
두통 등을 호소하던 브리튼도 결국 투혼을 보였다. 머리에 하얀 붕대를 두르고서 90분을 채웠다.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끝까지 책임지며 팀의 결승행에 힘을 보탰다.
특히 후반 35분 벌어진 폭행 현장은 스완지 선수들로 하여금 더욱 이를 악물게 했다. 에당 아자르가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렀다. 터치라인 바깥에서 볼보이를 발로 걷어차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아자르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판정을 받았지만 볼보이는 계속해 차인 복부를 어루만지며 아픔을 드러냈다.
이를 본 스완지 선수들은 더욱 힘을 냈다. 볼보이 사건으로 격양된 분위기 속에 스완지는 이후 더욱 활발한 공격을 펼치며 첼시를 위협했다. 팬들의 응원과 볼보이 사건으로 더욱 불붙은 의지가 선수들을 더욱 뛰게 만들었다.
[사진=스완지 시티 선수들 (C) 스완지 시티 페이스북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