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서울 SK 나이츠의 2012~13 시즌 히트상품은 가드 한 명과 포워드 4명이 포진하는 ‘1G-4F’ 수비 시스템이다.
가드 김선형이 앞선에 서고, 에런 헤인즈, 박상오, 김민수, 최부경 등 포워드 4명이 박스 형태를 기본으로 도움 수비를 하는 그림이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변기훈이, 수비가 느슨해지면 권용웅이 투입되며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 수비는 서울 SK의 빠른 농구를 뒷받침했다. SK는 29일 현재 21승5패로 8할대 승률을 기록 중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공동 2위(울산 모비스, 인천 전자랜드) 팀과는 3.5경기 차로 간격을 벌렸다.
29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는 ‘1G-4F’ 포메이션의 롱런여부에 대한 분수령이었다. 경기 전 우리나라 최고의 지략가로 꼽히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안팎으로 볼이 왔다갔다하다가 사이드에서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추 감독의 구상은 맞아떨어졌다. 야전사령관 전태풍이 코트를 휘저으며 볼을 돌리니 양쪽 코너에서 오픈찬스가 만들어졌다. SK의 키 큰 선수들이 앞선에서 수비를 하며 안쪽으로 투입되는 루트를 차단하자 최진수가 밖으로 나오면서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문제는 체력이라는 또 다른 변수였다. 키가 크고 빠른 SK 선수들이 종횡무진 코트를 뛰어다니자 상대 팀들은 잡을 수 있는 경기도 4쿼터 중반 이후 체력 전에서 밀리며 잡아내지 못했다.
더구나 KCC에서 이적한 코트니 심스가 팀에 녹아들면서 또 하나의 카드로 자리잡았다. 에런 헤인즈가 벤치에 들어가도 전술에 흔들림이 없었다. 심스의 가세로 ‘1G-4F’ 포메이션은 가용인원이 늘어나면서 더 큰 힘을 갖게 된 셈이다. 심스는 수비의 적극성과 공격 때 외곽으로 볼을 내줘 김선형이나 박상오에게 득점기회를 열어주는 면에선 헤인즈를 능가했다.
이제 SK의 ‘1G-4F’ 포메이션은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도 깨지지 않는 무기로 살아남을지 여부만을 남겨놓고 있다. 선두를 굳게 지키며 우승까지 거머쥐겠다는 SK와 챔피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상위권 팀들간의 전술싸움은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인 셈이다.
[사진=애런 헤인즈, 김선형 ⓒ 엑스포츠뉴스 DB]
홍성욱 기자 jshsu3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