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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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신인왕에 GG까지' 서건창의 뜨거운 눈물과 그 의미

기사입력 2012.12.11 19:04 / 기사수정 2012.12.11 21:0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코엑스, 강산 기자] "참석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경쟁자들에 비해 성적도 안 나왔어요."

생애 첫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된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시상식장에 들어서며 남긴 말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수상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했다. 어색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좀 웃으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 그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까지 안게 됐다. 신인왕에 이은 겹경사다. 

서건창은 1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투표수 351표 가운데 154표를 획득, 116표를 획득한 안치홍(KIA)을 38표 차로 제치고 첫 황금장갑의 감격을 누렸다.

서건창은 올 시즌 127경기에 나서 타율 2할 6푼 6리 1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2루수 부문 경쟁자인 안치홍은 타율 2할 8푼 8리 3홈런 64타점 20도루, 정근우는 2할 6푼 6리 8홈런 46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누가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서건창이 도루 2위(39개), 3루타 1위(10개)를 차지한 부분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도루와 3루타 모두 '허슬'과 관련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건창은 "정말 많이 부족한 저에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울지 않겠다"며 마음을 진정시킨 그는 "정말 이렇게 큰 상까지 받을 줄 몰랐다. 너무 떨린다. 도와준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눈물의 수상'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서건창은 한결 여유를 찾았다. 그는 "정말 기대는 안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신인왕만 해도 정말 보람 있다고 생각했다. 못 받을 줄 알고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름이 불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눈물의 이유를 묻자 그는 "힘들었던 때가 순간적으로 생각났다"고 했다. 그는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그해 한 타석에만 들어선 뒤 방출됐고 곧바로 현역으로 입대했다. 제대 후에도 그의 야구 열정은 죽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넥센에 입단 테스트를 받은 그는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 직전 주전 2루수 김민성의 부상으로 1군 무대에서 본격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집에서 TV로 보고 있는 가족들이 더 조마조마했을 것이다"며 "가족 생각도 나면서 여러 감정이 복합됐다"고 했다. 곧이어 "아까는 너무 말을 못 했다. 소감 준비도 못했고 너무 순식간에 상을 받았다"고 예상치 못한 수상이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맘을 졸이며 지켜봤을 가족에게 너무 고맙다"며 "고생했던 것을 조금씩 갚아나가는 단계인 것 같다. 동생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올해는 어떤 해로 기억될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강렬한 한 마디를 남겼다.

"말도 안 되는 꿈만 같은 해였다. 내년은 좀 더 큰 꿈을 꾸는 해다."

[사진=서건창 ⓒ 코엑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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