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역시 시간이 약인 것 같다. 몸상태에 대한 걱정과 직함의 부담은 1라운드가 지나니 몸에 익었고 이제야 해결책이 보이는 것 같다.
대한항공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김학민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김학민은 22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13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14득점을 올리며 팀의 3-1(25-22, 20-25, 25-20,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학민이 올린 14득점은 올 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득점 타이로 답답하게 이어지던 부진의 늪을 벗어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1,2세트에서는 이전처럼 부진했지만 3세트부터 살아난 김학민은 중요할 때 공격을 성공시키며 알짜배기 역할을 했다. 경기 후 김학민은 "경기 초반에는 한선수랑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내가 급하다보니 먼저 움직인 것이 탈이었다"며 "그래서 여유있게 출발한 것이 때리는 데 타이밍이 맞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민의 마음을 급하게 만든 것은 심리상태였다. 지난 6월 발목 수술 이후 훈련하는 시간이 짧았다고 말한 김학민은 "그래선지 나도 모르게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다. 못하다 보니 스스로 가라앉기도 했다"며 "그래도 오늘 타이밍을 찾은 점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올 시즌부터 또 김학민이 달라진 것은 바로 주장 직함이다. 장광균이 KEPCO로 떠나면서 공석이 된 대한항공의 주장은 김학민으로 결정됐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김학민이었기에 뜻밖이라는 평가였다.
김학민은 "주장이라는 직함이 무거운 것 같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다음 시즌 군 입대로 마지막이기 때문에 제가 주장을 한다고 했다.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주장직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장을 맡으면서 성격도 달라졌다. 김학민은 "내가 평소에 말도 없고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데 주장이 된 후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처음에 한선수를 주장으로 생각했었는데 김학민이 직접 한다고 하니 의외였다"며 "그래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각오가 대단하다. 독기를 품은 것 같다"고 김학민의 활약을 기대했다.
[사진 = 김학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