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김신일, 겉으로는 '90도 인사' 속으로는 '팽팽한 긴장'

[엑스포츠뉴스=서울고등법원, 백종모 기자] 표절 시비로 법정에서 만난 두 음악인 박진영과 김신일이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날선 의견 대립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다.

7일 오후 4시 20분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 4부의 심리로 박진영과 김신일의 표절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 2차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힌 피고인 박진영 뿐 아니라, 원고인 김신일도 함께 출석해 서로 날선 공방을 펼쳤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모두 같은 음악인으로서 표절 시비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진영과 김신일 모두 서로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려 눈길을 끌었다.

박진영은 피고인석에 앉기 전 김신일과 웃으며 악수를 했다. 김신일 또한 허리를 크게 굽히며 받아들였다.

먼저 예정된 구술을 진행한 박진영은 "동료 작곡가인 김신일씨와 이런 좋지 않은 일로 만나게 돼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진 원고 발언 구술에서 김신일도 "나 또한 이 자리가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합의를 하지 못하고 이 자리까지 오게 돼 죄송하다"고 발언했다.

박진영은 "재판 결과를 떠나 재판 자체가 연예인으로서 고통스럽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 직원 뿐 아니라 전문가까지 고용하며 표절 논란에 대해 사전에 검토했다. 미리 알았다면 바로 고쳤을 것이며 그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김신일은 "고소 전 피고측 회사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인격적인 모독을 겪었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했다. 개인으로서 JYP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와의 싸움이 힘들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토로했다.

박진영은 "대중들에게 히트할 수 있는 곡 패턴은 한정 돼 있다. 여기서 단 반복되는 단 네마디가 유사하다고 하는데, 사실 상 두 마디가 변형돼 반복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만 1년에 3만 곡이 발표된다. 두 마디 비슷한 곡을 모두 표절로 문제 삼는다면 표절 논란은 수없이 이어질 것이다. 김신일 씨 또한 인도네시아의 어느 작곡가에게 갑자기 표절 시비로 고소 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신일 측 대리인은 "피고 측의 주장은 궤변에 불과하다. 대중가요라면 화성, 멜로디가 유사해도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약 40분간 날선 공방을 펼친 박진영과 김신일은 공판장을 나오면서도 서로 간에 예의를 갖췄다. 박진영이 김신일에게 다시 한 번 악수를 청하자 김신일이 손을 맞잡으며 90도로 인사한 것이다. 의견은 상반되지만 음악인으로서 현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은 양측 모두 같다. 이미 사태가 멀리까지 온 지금이지만 이런 공감대를 통해 양측이 앞으로 합의점을 찾아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고와 피고 양측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서로 간의 입장을 확인한 가운데, 다음 공판은 12월 12일 속행될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박진영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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