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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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손으로 홈런' 나카타 투혼에 의사도 놀랐다

기사입력 2012.11.06 16:09 / 기사수정 2012.11.06 16:18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채로 일본시리즈 4경기를 소화한 니혼햄 파이터즈의 '거포' 나카타 쇼의 투혼에 의사도 놀랐다.

니혼햄 구단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카타가 오늘 니혼햄의 연고지인 삿포로 시내 한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다"며 "왼손 5번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치료에는 3주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나카타는 지난달 28일 도쿄돔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일본시리즈 2차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첫 타석서 상대 선발 사와무라 히로카즈의 4구에 손을 맞고 호프파우어와 교체됐다. 이 때 이미 나카타는 골절상을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6차전서는 홈런까지 뽑아냈다.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다. 당시 나카타는 사와무라의 149km/h 직구에 왼손을 직격당했다. 6일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나카타는 이날 경기 중 도쿄의 한 병원에서 X-레이(단순방사선) 검사를 받았지만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5일 재검사에서도 X레이 상으로는 이상이 없었지만 MRI(자기공명영상)등 정밀 검사 후 골절 판명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사구를 맞고 부러졌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카타는 "통증은 있다"고 하면서도 3차전부터 출장을 강행했고, 4경기 연속 안타에 홈런까지 때려내며 분전했다. 담당 의사도 "어떻게 경기에 나섰느냐"며 놀랐고, 나카타는 "아드레날린이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나카타는 올 정규시즌 전 경기인 144경기에 출장해 타율은 2할 3푼 9리(547타수 131안타)로 다소 낮았지만 홈런 24개를 터뜨리며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와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를 차지했고, 77타점으로 타점 부문 3위에 오르는 등 나름대로 제몫을 해냈다. 개막전부터 줄곧 그를 4번 타자로 기용한 구리야마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셈이다.

하지만 소속팀 니혼햄은 일본시리즈에서 요미우리에 시리즈전적 2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나카타는 "일본 최고가 되어서 구리야마 감독을 헹가레치고 싶었다"며 "내가 좀 더 잘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나카타는 내년 시즌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상을 치료하는 것이 선결 과제, 나카타의 완치까지는 3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미스터 풀스윙'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는 니혼햄 시절이던 1998년 왼손 집게손가락이 부러진 상태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박찬호(한화 이글스)의 전 동료인 케빈 브라운은 LA 다저스에서 뛰던 1999년, 타석에 들어서 번트를 시도하다 상대 투수의 공에 손가락을 맞았다. 이후 손가락이 하얗게 질린 채로 무려(?) 1이닝을 더 던진 브라운은 더 이상 투구를 잇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카타는 부러진 손가락으로 무려 4경기를 소화했다. 그것도 매 경기 안타를 뽑아냈고, 6차전서는 결정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니혼햄의 일본시리즈 우승 실패로 다소 빛을 잃었지만, 만약 팀이 우승했다면 나카타의 투혼은 두고두고 회자됐을 듯하다.

[사진=나카타 쇼 ⓒ 니혼햄 파이터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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