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잠시라도 운동에 집중할 틈이 없다.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18, 세종고)에게 이 땅은 숨 쉴 틈이 없는 장소로 변했다.
손연재는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올림픽의 감동 그리고 좌절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이 토론회는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자리다. 손연재는 역도의 장미란, 펜싱의 신아람, 유도의 송대남, 쇼트트랙의 진선유, 체조의 양학선 등 5명이 초청을 받은 상태였다.
이들 중 양학선은 현재 국제대회에 출전 중이다. 양학선의 대신할 이가 긴급하게 필요했고 결국 대타로 기용된 이가 손연재였다. 주최 측은 양학선을 대신해 손연재가 참여해주길 대한체조협회 쪽에 요청했고 협회는 이를 수락했다.
지난 21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손연재는 훈련에 매진 중이다. 운동 외의 다른 활동을 자제하고 훈련에 전념시키겠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기도 전에 손연재는 급히 이 토론회에 참여했다. 협회는 29일 저녁 손연재 측에 이 토론회에 참가할 것을 통보했다. 수구를 잡고 있던 손연재는 부랴부랴 토론회에 참여하기 위해 선수촌을 나왔다.
손연재와 관련된 모든 단체의 목표는 동일하다. 바로 런던올림픽 5위에 오른 손연재를 더 높은 곳으로 비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이 끝난 이후 손연재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있는 상태다.
세계적인 선수 상당수는 차기 시즌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에는 규정이 대폭 바뀌기 때문에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가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손연재를 바라보는 시선과 의견은 다양하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상당수의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손연재를 빠른 시일 안에 러시아로 보내야한다"는 것이다.
원래 손연재는 28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정은 조정됐고 협회는 강화위원회를 열어 손연재의 출국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손연재가 차기 시즌에서도 선전하려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2년 전부터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훈련장인 노보고르스크에 둥지를 틀면서 급성장했다.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훈련을 한 점이 기량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또한 수준 높은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서 자극을 받은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태릉선수촌에서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과 레벨 차이가 크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 속에서 땀을 흘린 경험은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장소에서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