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친정으로 돌아와 힘든 시간을 보내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웃음을 되찾았다. 아스널 시절 '패스의 왕'으로 군림했던 그 모습 그대로 FC바르셀로나에 녹아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예카스 경기장에서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의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에서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4명이 골 맛을 보는 득점 릴레이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리그 9경기 연속 무패(8승1무)를 이어가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파브레가스도 릴레이 득점에 1골 1도움으로 관여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몸소 입증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파브레가스는 전반 20분 특유의 침투패스로 다비드 비야의 선제 결승골을 돕더니 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35분에는 상대 문전에서 절묘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종료 직전 메시의 득점 상황에서도 파브레가스는 로빙 패스로 골키퍼와 일대일을 만들어주면서 도움과 다름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1일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를 상대로 3도움을 긁어모은 데 이어 이날도 1도움을 올린 파브레가스는 리그 2경기 연속 도움을 쌓으며 바르셀로나 축구 전술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음을 입증했다. 활약이 이어지면서 시즌 초반 어두웠던 얼굴 표정은 환하게 바뀌었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파브레가스는 팬과 언론의 질타를 한 몸에 받으며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파브레가스는 풀타임 한 번 없이 4번 선발과 교체를 오가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에 언론들은 파브레가스가 출전 시간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며 흔들기도 했다.
파브레가스가 공식적인 인터뷰를 통해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불만설을 일단락했고 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신임 아래 계속해서 경기에 출장하며 경기력도 한층 올라왔다. 특히 10월 들어 리그 5경기에서 4골 4도움을 올린 맹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공격수 위치까지 소화하며 겉돌던 파브레가스는 빌라노바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돌아와 제 옷을 입은 듯 날고 있다.
실제로 파브레가스는 데포르티보와 경기가 끝난 후 "중앙 미드필더로 뛰니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공을 자주 소유하고 패스를 받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라요전에서도 바르셀로나 선수 중 가장 많은 60개의 패스를 성공시켜 전술의 중심으로 올라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파브레가스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